허리펑 중국 부총리(왼쪽)와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미중 무역협상 회담장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산 정상회담'을 앞두고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제5차 미중 고위급 무역 회담이 이틀째 일정을 시작했다.
신화통신은 미중 양국 대표단이 전날에 이어 26일 오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무역 대표단을 이끄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이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차관)과 함께 회담장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 미국 대표단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다.
그리어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미중 정상이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가질 수 있는 단계로 무역 협상이 나아가고 있으며 양국 관리들이 무역 합의 제안의 최종 세부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모든 주제에 대해 광범위한 협의였다. (무역전쟁) 휴전 연장에 대해서도 논의했고, 희토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 "우리는 정상들에게 검토를 요청할 만한 내용을 제시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말레이시아로 이동 중인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에게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시 주석과) 논의할 것들이 많다"며 "과거 체결된 다양한 무역 협정들, 일부는 파기됐고, 일부는 그렇지 않은데, 논의할 것이 매우 많다, 좋은 회담이 될 것 같다"고 낙관적인 자세를 보였다.
또 "그들(중국)은 양보해야 한다. 우리도 그럴(양보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허리펑 부총리가 대표단을 이끌고 24~27일 말레이시아를 방문, 미국 측과 무역 협상을 개최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베선트 장관도 미중 대표단이 말레이시아에서 만나 양국 정상의 회담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부터 서로 고율 관세와 무역 통제 조치를 주고받으며 대치해온 미중은 스위스 제네바(5월)와 영국 런던(6월), 스웨덴 스톡홀름(7월), 스페인 마드리드(9월)로 장소를 바꿔가며 고위급 무역 회담을 열고 쟁점을 논의해왔다.
다섯 번째인 이번 고위급 무역 회담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30일 부산에서 개최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의 '전초전' 성격을 띤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갈등을 키워온 양국 관계는 몇 차례의 고위급 무역 협상으로 '관세 휴전'을 선언하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지만, 최근 입항 수수료 문제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미국의 100% 추가 관세 위협 등으로 다시 '긴장 모드'에 들어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