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주(왼쪽 세 번째) 재외국민안전대책단장이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정부합동대응팀과 함께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납치·감금 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캄보디아로 출국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더불어민주당 재외국민안전대책단 단장을 맡아 캄보디아로 향했던 김병주 의원이 감금돼 있던 한국 청년 3명을 구출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18일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캄보디아에 감금됐던 경기도 남양주시 정모군과 한국 청년 2명을 마침내 고국의 품으로 데려온다"고 전했다.
구출 작전은 마치 첩보전을 방불케 했다고 한다. 자칫 정보가 누설되면 범죄 조직이 피해자들을 데리고 더 깊이 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지난 15일 캄보디아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정군이 캄보디아에 구금돼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후 현지에 도착해 정군이 감금된 곳을 수소문했지만 정확한 위치는 파악할 수 없었다.
결국 한국에 있는 보좌진을 통해 정군의 친구를 수소문했고, 친구가 SNS로 캄보디아 일자리에 관심이 있는 척 접촉해 정군이 감금돼 있는 곳을 포착할 수 있었다.
이를 실시간으로 보고받은 김 의원은 캄보디아 관계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했고, 마침내 정군 구출 작전이 시작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작전에 들어간 캄보디아 경찰은 감금된 곳으로 추정되는 아파트형 호텔 수색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며 만류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교포들에 의논하니 은신처가 확실해도 경찰 회의만 4~5일 걸리고 실제 현장 급습은 20일이 넘을 지도 모른다고 하더라"며 "실제 곧바로 현장 구출은 어렵다는 캄보디아 경찰의 답변이 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귀국일로부터 반나절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현지 상황을 인정하고 돌아올 수는 없었다"며 "남은 의원 일정은 함께 간 의원님들께 맡기고 저는 캄보디아 정부 관계자들을 찾아다니며 간절하게 매달려 설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늘이 도왔는지 캄보디아 정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최소 20일이 넘게 걸린다는 경찰의 현장 급습이 반나절 만에 결정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캄보디아에 구금돼 있던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등 국제 범죄 조직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공항=황진환 기자그러나 캄보디아 경찰의 1차 수색은 실패로 돌아갔다. 정씨가 감금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파트형 호텔에 A·B·C 3개 동이 있었는데, 처음 지목한 곳에 정씨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국민을 눈 앞에 두고 못 찾는다 생각하니 맥이 풀려 주저 앉고만 싶었다"면서도 "그 순간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캄보디아 경찰에게 남은 A동과 C동을 바로 급습해 줄 것을 간청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범죄집단의 특성상 서로 연락이 돼 바로 도망칠 것이 뻔했다. 일각이 여삼추였다"고 회상했다.
결국 경찰의 수색이 신속히 재개됐고, 정군을 찾을 수 있었다. 또 정군과 함께 감금돼 있던 우리 청년 2명도 함께 구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 의원은 "한국에 있는 정군 친구의 헌신적 도움으로 정군의 위치를 알 수 있었다"며 "협조해 주신 캄보디아 정부 관계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 국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정군을 찾아나서는 가장 큰 힘이 됐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현지 파견에 적극적으로 동의해 주신 정청래 대표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