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오른 삼성전자, 4분기 이후가 더 기대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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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정실적 발표…반도체 실적개선에 시장 전망치 뛰어넘는 12.1조
2027년까지 메모리 슈퍼사이클 예고…파운드리 수주 이후 반영 전망
희토류 수급 상황 등 미중 갈등 상황은 상존하는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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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1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메모리 반도체 호조세 등의 영향으로 4분기 이후에도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 3분기 영업익, 전년比 31.81%↑…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도

삼성전자는 14일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6조원, 12조1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는 10조1922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하면 매출은 8.72%, 영업이익은 31.81% 각각 증가했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영업이익을 5조원대에서 6조원대로 보고 있다.

AI가 주요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대되면서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성능 D램 생산능력(캐파) 확대에 집중했고, 이에 따라 범용 D램인 DDR4의 가격이 DDR5를 넘어서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범용 D램은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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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보다 10.5% 오른 6.3달러로 집계됐다. DDR4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6달러를 넘어선 건 2019년 1월 이후 6년 8개월 만이다.

삼성전자 HBM3E는 AI반도체 시장 '큰 손'인 엔비디아의 퀄테스트(품질점검)를 통과하지 못해 고전을 이어왔지만 엔비디아의 경쟁자인 AMD와는 일찌감치 협력관계를 구축했고, 브로드컴 등 주문형 반도체(ASIC)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등 고객사 다변화에 나선 상태다.

'아픈손가락'으로 꼽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레거시 제품 생산 확대와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의 양산 등으로 적자폭을 줄이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 슈퍼사이클, 파운드리 수주 실적 반영…앞으로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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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 내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9조원대였으나,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비메모리 사업 적자가 축소되면서 실적 눈높이가 상향 조정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이날 잠정실적이 조정된 전망치를 크게 웃돌며 4분기 이후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그 배경엔 메모리 '슈퍼사이클(장기적인 가격 상승 추세)'의 도래와 HBM 경쟁력 강화가 거론된다.

최근 세계 최대 AI인프라 기업인 엔비디아와 생성형 AI 챗GDP 개발업체 오픈AI는 전략적 동맹을 맺는 등 빅테크들의 AI 데이터센서 투자가 꺾이지 않고 있고, 매머드급 AI인프라 사업인 '스타게이트' 진행 등 메모리 수요 증가의 장기화 움직임이 보이고 있어서다.

'메모리 반도체 겨울론'을 주장했던 모건스탠리는 최근 반도체 사이클의 정점이 2027년 온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향후 1년 넘게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이달 초 방한(訪韓)한 오픈AI 샘올트먼 CEO(최고경영자)와 만나 스타게이트에 첨단 메모리 반도체를 대규모로 공급하고, 오픈AI의 전략적 파트너사로 전방위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을 합의하기도 했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디램 산업은 구조적인 업사이클링이 강화되는 상황인데 AI데이터센터 한 동에 대한 투자 결정은 수백에서 수천만대의 스마트 수요가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으로 묘사할 수 있다"며 "AI데이터센터 위주의 대규모 수요 증가는 향후 수요 곡선을 계단식 폭증으로 변모시킬 것이고 2026~2027년 내 급격한 공급 부족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의 최근 본격화된 수주가 향후 실적에 반영되며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도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자율주행 선두업체인 테슬라와 22조7648억원 규모의 첨단 AI칩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8월엔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의 차세대칩을 생산할 것이라는 내용이 공개됐다. 이런 대형 수주는 3분기 실적엔 반영되지 않았고, 이후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사법리스크를 완전이 해소한 이재용 회장이 적극인 경영 행보에 나선 점도 기대되는 지점이다. 이 회장이 경영 전면에 복귀한 후 삼성전자는 테슬라, 애플 등 빅테크 수주, 오픈AI와 협업 등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주요 경영진에게 '사즉생 각오'를 주문하는가 하면, 향후 3년 동안 실적에 따라 자사주를 지급하는 성과연동 주식보상(PSU·Performance Stock Unit) 제도를 도입하는 등 제도 개선 및 분위기 쇄신도 진행중이다.

미중 갈등 따른 '핵심 원료' 희토류 수급 리스크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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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글로벌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여전한 리스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후 미국 정부는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를 예고했고, 중국 역시 이에 대한 보복 관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공급망 위축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상무부는 지난 9일 사마륨(Sm), 디스프로슘(Dy), 터븀(Tb) 등 희토류 금속과 합금, 산화물을 수출통제 품목으로 묶었고, 14나노 이하 반도체나 AI 연구용 자재는 아예 개별심사 대상으로 분류하고 나섰다. 세계 희토류 시장의 80~90%는 중국이 차지하며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데, 희토류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에 필수적인 원료로 꼽힌다.

중국 정부의 희토류 수출통제 예고 이후 미중 양국 모두 한 벌 물러서며 사태는 일단 봉합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언제든 '희토류 카드'를 들고 나올 수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 업계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중국 정부가 민간용품에 대한 수출통제를 공식화했다는 점에 이전 조치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특히 AI 연구용 자재를 통제 목록에 올렸다는 것은 국내 반도체 업계의 주요 수출품목인 HBM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산업연구원 김양팽 전문연구원은 "희토류는 우리가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며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얼마나 충분한 양을 비축하며 공급망을 관리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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