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올해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개인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은 반도체 중심의 대형주에 집중 투자하며 높은 성과를 올린 반면, 개인은 이차전지와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 투자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일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모두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평균 수익률은 145.6%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7.9%)의 3배,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37.0%)의 약 4배에 달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입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순매수 금액은 5조 6590억 원에 달했다. 주가는 작년 말 대비 67.3% 상승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순매수 2위이자 주가 상승률 127%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 외에도 외국인이 집중 매입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241%), 한국전력(77%), 이수페타시스(189%), 현대로템(355%) 등도 두, 세 자릿수의 급등세를 보였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네이버, 삼성SDI, 현대차, SK텔레콤, LG전자 등 다양한 업종에 분산 투자했으나, 수익률은 평균 37%에 그쳤다. 이 중 4개 종목은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다. 특히 삼성SDI(-14.8%), LG전자(-8.5%), CJ제일제당(-8.6%) 등이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반도체 업종 집중 투자가 주요 수익률 차이의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AI 관련 수요가 주가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 불확실성, 환율 변동성, 기술적 조정 등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AI와 반도체 수요가 국내 반도체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센터장 역시 "D램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향후 수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 개선 추세에 접어들었으며, 지금이 반도체 비중 확대의 적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