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백업, 재해에도 3시간 내 복구'라더니…멈춰선 국가전산망, 왜?[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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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고위 관계자 "광주센터로 자료 백업되지만 대전본원처럼 전산망 가동할 시스템 구축된 것은 아냐"
"대전본원처럼 가동하려면 예산 두 배 필요

27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서 소방대원이 불에 탄 배터리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27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서 소방대원이 불에 탄 배터리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3년 11월 정부 전산망이 잇따라 장애를 일으키면서 '디지털 강국'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 이후 정부의 여러 대책에도 불구하고 다시 국가전산망이 멈춰서는 초유의 피해가 발생했다.

행정안전부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등에 따르면 26일 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본원 5층에 있는 서버실에 불이 나면서 정부24와 홈택스 등 647개 정부 전산업무가 중단된 상태다.

화재로 직접 연관돼 중단된 게 70개 시스템이고 나머지 577개는 항온항습이 과열됨에 따라 선제적으로 가동을 중단시킨 것이다.

이재용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은 27일 브리핑에서 "선제적으로 일단 어쩔 수 없이 전원을 다 차단했기 때문에 대전에 있는 모든 시스템 647개가 현재는 작동이 중지되어 있지만 연기 다 빠져나가고 전산실에 온도가 내려가서 기술자들이 들어갈 수 있으면 항온 학습기를 가동시키면서 우선순위가 있는 시스템부터 정상 가동을 시도해 보면 작동이 안 되는 장애가 있는 시스템 숫자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본원의 화재로 국가전산망이 멈췄는데 광주센터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지난 2022년 '카카오 먹통' 사태 당시 정부 데이터 백업서버가 한 건물에 밀집해 있어 재난 발생 시 카카오 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한 바 있다.

당시 강동석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은 "정부24, 주민등록시스템, 홈택스, 국가종합전자조달 등을 포함한 국가 주요 정보시스템이 대전센터와 광주센터 간에도 실시간으로 상호 백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관련자료들이 실시간으로 백업되고 있어서 대전 본원에 문제가 생겨도 카카오 먹통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난 시 자료복구에 대해서도 그는 "재해복구 시스템은 실시간 백업된 자료로 3시간 이내 복구할 수 있도록 구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27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전산실 창문이 화재로 깨져 있다. 연합뉴스27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전산실 창문이 화재로 깨져 있다. 연합뉴스
정부 부처의 디지털 정보가 담긴 백업 서버들이 같은 건물 다른 층에 위치하고 있어 재난 발생 시 문제가 있고,  대전본원이 화재 등으로 한꺼번에 소실될 경우 20~30일에 한 번씩 다른 지역에 저장해 둔 데이터를 광주로 가지고 가서 복구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에 대한 해명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이날 "3시간 이내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장애 목표(해소) 기한으로 잡고 내부적으로 서비스 수준으로 정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이번 장애는 화재로 인한 것으로써 화재 진압에만 시간이 많이 걸리는 등 원인이 달랐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대전본원의 시스템을 복구하지 않는 한 국가전산망 장애에 따른 피해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부 전산망 자료가 대전과 광주센터에 있는 것은 맞지만 이를 구동할 시스템은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고위 관계자는 "대전과 광주센터로 자료가 백업되는 것은 맞지만 다 백업되는 것은 아니고 자료가 있더라도 대전본원처럼 전산망을 가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 것은 아니다"며 "그렇게 하려면 예산을 두 배 이상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백개의 국가전산망 업무가 멈춰설 정도로 피해가 커진 것은  전산망을 구동하는 핵심 시스템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본원에만 구축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리튬배터리 화재로 고열이 발생하자 화재와 직접 관련이 됐든 안됐든 일단 모든 시스템의 전원을 끈 것도 대규모 전산망 가동 중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서버가 서로 다른 공간에 있었다면 다 전원을 차단하지 않아도 됐다는 얘기다. 

정부 전산망이 화재로 먹통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전산망 마비를 사회재난으로 규정하고 오래된 서버를 교체하기로 하는 등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백업시스템 조차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민낯이 다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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