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 직전 구조된 '드뷔시'의 삶에 '달빛'을 선사할 분 찾습니다[댕댕냥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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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냥냥' 동물 세상

인간과 함께 지구를 공유하며 살아 숨쉬는 동물 이야기를 씁니다. 노여움(怒), 슬픔(哀)을 느낄 수 있고 기쁨(喜)과 즐거움(樂)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물들의 '희노애락' 코너인 '댕댕냥냥'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혹여나 공유하고 싶은 따뜻한 사연이나 어려움에 처한 동물들의 얘기를 알고 계시다면 노컷뉴스로 알려주세요.

[견생극장④] 동물이라면 흐물흐물 녹아내리는 전·현직 집사 두 사람의 유기견 프로젝트! 세상의 모든 유기견이 가족을 찾는 날까지, 이 친구들의 사연을 담아보겠습니다.

여주 왕대리 불법 개 도살장에서 구조된 견(犬) 드뷔시.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여주 왕대리 불법 개 도살장에서 구조된 견(犬) 드뷔시.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르포]생지옥 탈출!…불법 번식장 나온 구조견 우당탕탕 산책기
②[르포]"인간이 미안해…" 1400마리 불법 번식장 구조견 봉사 체험
③보령·화성·강화에서 구조된 개들…한국의 '루시들' 구할 '법' 간절
④도살 직전 구조된 '드뷔시'의 삶에 '달빛'을 선사할 분 찾습니다
(계속)
 
"안녕하세요, 여러분. 전 눈이 오면 아련하게 눈송이를 바라보며 보내는 시간을 사랑하는 드비쉬입니다. 저는 다른 동물들과도 잘 지내고, 산책하는 걸 좋아한답니다."

프랑스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의 작품 세계만큼 인상적인 외모를 가진 견(犬) 친구 드뷔시를 아십니까?
 
지난 2021년 8월 8일, 복날을 앞두고 동물권행동 카라는 여주시 능서면 왕대리에 있는 불법 개 도살장을 급습했습니다.
 
당시 현장은 '처참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였습니다. 도살된 지 얼마 안 된 갈색 개의 사체가 뜨거운 물에 담겨 있었고, 도살장 냉장고 안에는 토막 난 개들의 발과 머리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습니다. 도살장 한편에는 죽어간 개들의 목줄이 노란 플라스틱 박스로 한 가득이었습니다.
 
여주 왕대리 불법 개 도살장 급습 당시 트럭 짐칸에 갇혀있던 견(犬) 드뷔시.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여주 왕대리 불법 개 도살장 급습 당시 트럭 짐칸에 갇혀있던 견(犬) 드뷔시.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개들은 철창에 갇힌 채 죽음의 냄새를 맡으며 도살 대기 중이었습니다. 좁은 철창 속, 폭염에도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채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저 닥쳐올 죽음을 기다릴 뿐이었습니다. 드뷔시도 당시 철창에 갇혀 화물 트럭 짐칸에 실려있던 개들 중 하나였습니다.
 
다행히 드뷔시는 카라에 의해 구조돼 파주에 있는 카라 더봄센터에 입소하게 됐습니다. 혹독한 시간을 보냈음에도 드뷔시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지을 줄 아는 사랑스러운 친구였습니다.
 
여주 왕대리 불법 개 도살장에서 구조된 견(犬) 드뷔시.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여주 왕대리 불법 개 도살장에서 구조된 견(犬) 드뷔시.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그런 드뷔시에게 2023년 운명의 장난처럼 또 한 번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올무에 목이 매인 채 짐짝처럼 끌려다니고 철창에 갇혀 무기력하게 죽음을 기다려야 했던 삶, 도살장에서는 다른 개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눈으로 지켜보고 코로 느껴야 했던 기억. 그때의 경험과 상처 때문이었는지, 악성 종양이 발견됐습니다.
 
다행히 드뷔시는 이번 위기도 잘 견디고 버텨냈습니다. 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무사히 회복한 상태랍니다. 그러나 전이 위험성이 높아 드뷔시에게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검진과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의 대표적인 작곡가인 클로드 아실 드뷔시는 30년 조금 넘는 활동에도 음악사에 깊고 넓은 영향을 남겼습니다.
 
작곡가 드뷔시의 이름을 받은 도살장 구조견(犬) 드뷔시는 드뷔시의 음악 세계만큼, 특히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달빛'만큼 부드럽고 평화로운 눈빛의 소유자죠.
 
여주 왕대리 불법 개 도살장에서 구조된 견(犬) 드뷔시가 산책 중 내리는 눈을 바라보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여주 왕대리 불법 개 도살장에서 구조된 견(犬) 드뷔시가 산책 중 내리는 눈을 바라보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산책 중 쌓인 눈을 맛보는 드뷔시.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산책 중 쌓인 눈을 맛보는 드뷔시.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드뷔시는 14번의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과 겨울을 보낸 친구입니다. 14년 견생 속에는 어쩌면 지워지지 않을 도살장의 기억이 새겨져 있을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뷔시가 활동가와 봉사자들을 바라볼 때 눈빛에는 '달빛' 같은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도살장 구조견 드뷔시의 삶에 달빛을 선사해 줄 가족을 찾습니다. 그렇다면 드뷔시는 가족에게 평화로운 밤과 같은 날들을 안겨줄 테니까요.
 
※입양 문의는 동물권행동 카라로 해주세요.
드뷔시에 대한 정보를 더 보고 싶다면 카라 홈페이지 입양하기 코너에서 '드뷔시'를 검색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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