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대신 '기여도'로 장학사 선발…"줄세우기"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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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육청, 올해부터 장학사 임용 방식 변경
지필평가 점수 → 포트폴리오·공헌도 투 트랙
"평가 기준 불명확…추천받으려 충성경쟁도"
"지필 단점 없애고, 교육현장 적임자 찾는 것"

경기도교육청 제공경기도교육청 제공
경기도교육청이 기존 필기시험 중심의 교육전문직원 선발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다면평가와 추천 제도를 도입하자, 교육계 일각에서는 평가 기준이 불명확하고 '줄세우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험 없애고, 성장 포트폴리오·공헌도 본다

10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올해부터 처음으로 교육전문직원(장학사·교육연구사) 선발 방식을 공모전형, 교육지원청 추천전형 등 2가지로 운영하고 있다.

공모전형은 장학사 등을 선발하는 교육전문직 지원자가 성장 과정과 교직생애가 담긴 포트폴리오 등을 제출하면 도교육청이 지원자의 적합성과 교육현장 이해도 등을 종합 평가하는 방식이다.

추천전형은 교육지원청이 교사의 공헌도가 담긴 기술서와 교육활동 실적서를 검토한 뒤 대상자를 선정한다.

이는 기존 제도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그동안은 지필평가 시험 점수로만 평가했기 때문에 성적이 높더라도 학교 현장에 대한 이해도는 낮아 적임자 찾기가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시험 성적을 위해 사설학원을 다니는 사례도 잇따랐다.

이에 도교육청은 다각화한 전형을 도입, 지난 7월부터 시작해 현재 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장에선 공정성 우려…"충성 경쟁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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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교육 현장에선 바뀐 전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포트폴리오나 교육 공헌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

이번 전형에 지원한 한 교사는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나왔던 이야기는 '과연 기여도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였다"며 "지필평가에서 허점이 있었던 것처럼 이번 전형에서도 분명 허점이 있어 보인다"고 털어놨다.

교육지원청 추천제와 관련해서는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추천 방식의 특성을 감안하면, 개인적 친분이나 이해 관계 등으로 불공정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논리다.

추천위원회를 총괄하는 위원장은 교육국장 등 교육지원청의 차순위자가 맡는다. 즉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교육현장의 상사가 평가자가 되는 것이어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사내정치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지원자는 "교육지원청에서 추천제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현장에선 내정자가 있거나 줄세우기가 시작되겠다는 말이 많았다"며 "성과 평가란 게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데 명확한 평가 기준은 공개되지 않다 보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교원단체 역시 걱정하기는 마찬가지다. 경기교사노조 김희정 대변인은 "교육지원청에서 추천하는 방식은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교육청에 충성하는 사람을 골라 추천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장학사는 학교 현장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데 바뀐 전형 역시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짚었다.


교육당국 "적임자 찾는 전형…공정성 담보"

도교육청은 현장 목소리를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여러 논의를 거쳐 제도를 시행한 만큼 문제될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새로운 전형은 집필시험 방식의 단점을 없애고 교육 현장을 이해하는 적임자를 선발할 수 있는 적합한 방식이라는 게 도교육청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집필시험 방식은 암기력을 평가하는 것이지만, 바뀐 전형은 교육현장에 기여할 수 있는 적임자를 선발하는 방식"이라며 "시행 초기여서 우려가 있을 수는 있지만 사전에 숙고해 만든 제도"라고 말했다.

추천제 등 줄세우기 우려에 대해선 "시험 단계부터 익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지원자 신상을 알 수 없다"며 "공모전형이나 추천전형 지원자가 1차를 통과하면 지원자를 합쳐 2차, 3차 전형을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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