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센 특검법'에 야당 의견 반영…협치 물꼬 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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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더 센 특검법' 수위 조절 시사

李 "야당과 협치하라" 공개 주문 수용 모양새
與野 간극 여전…'해빙 모드'까지는 첩첩산중
당정, 대야 전략 '굿캅-배드캅' 분담 계속될 듯
與 '지지층 소구', 李 '협치', 野 '성과'…'윈윈'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9월 처리를 예고한 이른바 '더 센 특검법 개정안'에 대한 수위 조절을 시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야당과의 협치를 주문하자, 이를 구체화하는 모양새다. 9월 정기국회 일정을 보면 여전히 험로가 예상되지만 모처럼 맞은 여야 협력의 기회를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與 "특검법 수정 문제 논의"…완화 가능성 시사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오른쪽)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등 현안 관련 논의를 위해 운영위원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오른쪽)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등 현안 관련 논의를 위해 운영위원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9일 오후 여야 원내대표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3대 특검법(내란·김건희·채해병)에 대한 수정 문제를 충분히 논의했고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여당은 야당의 요구 중 △1심 재판 의무 중계 △특검 기간 종료 후 완료되지 못한 사건에 대한 국가수사본부 인계 △군 검사 담당 사건에 대한 특검의 지휘감독 조항 등에 대해선 수정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수석부대표는 "당내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뒤 내일(10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껏 단독 강행 처리를 예고해온 여당이 갑자기 야당 의견을 수용하겠다며 전향적으로 나선 배경에는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이 작용했다. 문 수석부대표도 "여야가 서로 양보하면서 협치의 모습을 했으면 좋겠다는 게 대통령 말씀의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당에선 오는 11일 예정된 특검법 개정안 상정 일정을 뒤로 늦출 수는 없단 입장이다. 이에 본회의에는 야당의 요구가 반영된 수정안이 상정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해빙 모드 접어들까…與野 간극 '여전'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모처럼 대화와 타협 등 협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지만, 추후 해빙 모드로 접어들지는 미지수다. 일단 대통령의 중재에 따르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핵심 쟁점 등에 대해선 여야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 대법관 증원, 검찰 개혁을 골자로 한 정부 조직 개편 등이 꼽힌다.

특히 국민의힘은 특검의 내란 수사 등이 '야당 탄압'이자 '내란 몰이'라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에선 '내란 종식'이 협치의 선결 조건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날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도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이번에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며 "명심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당정 '굿캅-배드캅' 역할 분담…여야정 모두에 윈윈

반면 일각에서는 당정이 '대야'(對野) 전략에 있어서 이른바 '굿캅-배드캅'의 역할 분담을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여당에서 일부러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여당에서 쟁점별로 보다 더 강경한 목소리를 내다가 대통령이 중재에 나서 야당과의 협치를 주문하면 마지못해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의 경우도 당내에서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은 상황임에도 일단 야당과의 협상 카드로 삼기 위해 입장을 과장했다는 분석도 당 안팎에서 나온다.

여당은 강성 지지층에 소구할 수 있고, 대통령은 중재자와 협치 등 이미지를 얻을 수 있으며, 힘 없는 소수 야당 입장에서도 조금이나마 성과를 얻는 그림이 연출된다는 점에서다.

여야정 모두에게 '윈-윈'인 이런 상황을 발판 삼아 차후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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