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손수호 변호사 (김현정 앵커 대신)
■ 대담 :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오늘 중국에서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 열립니다. 이번 행사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자리에 모이기 때문인데요. 우리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북한, 중국, 러시아 3국의 최고 지도자가 베이징 천안문 망루에 나란히 설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전용 열차를 타고 어제 베이징에 도착한 김정은 위원장, 6년 8개월 만에 중국 방문이잖아요. 그리고 다자외교 무대에 처음 나섭니다. 지난 트럼프 1기 당시에 화해 무드가 무르익었다가 결국은 좌절됐는데 이번 열병식과 북중러 정상의 만남이 트럼프 2기 북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지 대단히 궁금한 점이 많은데요. 미리 보는 열병식 관전 포인트는 뭔지 이분과 함께라면 다 확실하게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화여대 북한학과 박원곤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박원곤> 안녕하세요. 저라고 다 알지는 못합니다. (웃음)
◇ 손수호> 기대가 큽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여쭤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사실 외교, 국제정치, 이런 부분에는 숨어 있는 의미가 굉장히 많을 것 같은데요. 특히 국제 정세가 복잡하고 좀 어렵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교수님과 함께 오늘 여러 가지 다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우선 중국의 전승절 행사, 이거 어떤 행사인지 얼마나 중요한지 이것부터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박원곤> 공식 명칭을 들어보시면 감이 오실 겁니다.
◇ 손수호> 공식 명칭이 따로 있어요?

◆ 박원곤> 중국 인민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행사.
◇ 손수호> 엄청 기네요.
◆ 박원곤> 길죠. 그런데 여기의 핵심은 결국 중국이 일본과의 항쟁에서 단순히 중국이 아니라 그 당시에 국민당과 공산당이 서로 경쟁을 했어요. 경쟁보다는 합작을 했었죠. 이제 그런 상황이었는데 결국은 일본을 패퇴시킨 것은 중국 공산당이다. 그러니까 역사를 재구성하는 거죠. 그래서 기본적으로 이것은 매우 역사적인 상징성, 또 그 중국 시진핑 시기의 애국주의, 민족주의를 매우 강조하는 거고요.
이런 식으로 이 전승절이라고 부르면서 기념한 거는 바로 시진핑 정부 들어서입니다. 2014년 이후에 9월 3일을 법정 기념일, 사실 일본이 항복한 날은 9월 2일인데 3일을 법정기념일로 했고 우리한테 잘 알려진 2015년, 당시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 당시 70주년 기념식에 갔죠. 그때 이런 식으로 열병식을 했고 이번에 10년 만에 열병식을 했다. 특히 이번에는 아까 관전 포인트 나중에 뒤에서 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만 정말 공산당이 이 세계 질서를 바꾸는 그런 태평양 전쟁 승리의 주역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큰 서사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노병, 그 당시에 싸웠던 팔로군 제일 유명하죠. 마오쩌둥이 있었던 팔로군, 그리고 김일성이 같이 있었다고 알려진 동북항일연군, 그런 노병을 재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손수호> 그렇군요. 그리고 특히 우리가 또 이번 행사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제 오후 늦게 베이징에 도착했는데 왜 지금 이 방문이 중요한가.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통해서 우리가 어떤 의미로 읽을 수 있나, 이것도 먼저 짚어보고 구체적으로 좀 들어가면 어떨까 싶습니다.
◆ 박원곤> 저는 이걸 신의 한수라고 생각합니다.
◇ 손수호> 누구의 기준으로.
◆ 박원곤> 김정은의 신의 한수다.
◇ 손수호> 김정은의 신의 한수다?

◆ 박원곤> 그러니까 매우, 매우 이미 성공하지 않았습니까?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죠.
◇ 손수호> 그렇죠.
◆ 박원곤> 세계의 모든 언론, 특히 한국 언론에서는 엄청 주목을 하고 있고.
◇ 손수호> 외신도 계속 보도를 쏟아내요, 어제부터.
◆ 박원곤> 그걸 통해서 첫 번째는 외교 고립을 탈피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번에 총 26개국의 정상이 모이거든요. 그런데 그간에 러시아도 그렇고 북한도 그렇고 제재를 받는 그런 외교 고립에 있었는데 26개 국가의 하나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고요. 틀림없이 톈안먼, 이번 천안문 광장에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해서 양쪽에 푸틴 그리고 김정은이 설 텐데요. 그 사진 한 장으로 다 얘기는 끝나는 거죠.

◇ 손수호> 그 정도입니까?
◆ 박원곤> 그 사진 한 장으로 국내외에 충분한 자신의 정치적인 업적의 성과가 된다. 26개국 중에 중국과 가장 핵심에 이른바 센터에 서는 국가가 돼버렸으니까 국내적으로 북한 내부에서도 자기네 주석이, 자신의 드디어 수령이 그런 위치에 있다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죠. 일례로 사실 이거 처음은 아니고요. 1954년에 김일성이 마오쩌둥 바로 옆에 선 적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소련이랑 다 같이 있었던 건 아니고 59년에 열병식이 있었는데 그때는 마오쩌둥도 왔고 소련의 후르시초프, 베트남의 호치민 등등이 있었는데 김일성이 그 바로 옆에 서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김정은이 그렇게 선다면 사실은 선대보다 더 그것을 업적을 뛰어넘는 자신의 그런 정치적인 승리를 선포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고요.
이와 더불어서 대미 협상력 강화도 있는 거죠. 그러니까 미국한테 보여주는 게 내 뒷배에는 그간의 러시아와의 협력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제 중국과도, 그리고 어떻게 보면 26개국이 북한을 수용했다라는 그런 것을 보여주는 거죠. 북한을 수용했다는 것은 이거를 확실하게 공식적으로 전혀 얘기하지는 않겠지만 핵을 가진, 불법 핵을 보유한 북한과 함께한다라는 그런 의미도 있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아마도 중국에게 적지 않은 반대급부를 받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 손수호> 그래요?
◆ 박원곤> 그간 한 2년간 그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가 별로 안 좋았던 것은 맞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보면 중국이 아마도 더 필요가 있어서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했다고 판단이 되고 그렇다면 뭔가 반대급부를 줬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생각합니다.
◇ 손수호> 결국 지금 말씀하신 내용들을 좀 종합해 보면 핵 보유를 한, 핵을 보유한 강대국 중국, 러시아와 같은 반열까지는 아니더라도 같이 설 수 있는, 또는 중국과 러시아가 옆에 끼워주는 그런 국가, 이런 정도로 국제 정치에서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그런 계기로 삼는 거 아니냐.
◆ 박원곤> 그렇죠. 26개 국가가 왔는데 정상이. 그중에 가운데에 3개 국가가 서는데 북한이 들어갔다. 거기는 이란도 있고 다른 국가들도 있거든요. 결국은 그 북한이 여기에 서게 된 것은 중국의 입장에서 지정학적으로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이기도 하지만 핵을 보유했다라는 의미도 있지 않습니까?
◇ 손수호> 그럼 우리 입장에서는 또 참 여러 가지 고민도 깊어지고 대응도 굉장히 좀 여러 가지 우려되는 부분도 있는 상황인데 그런데 조금 전에 또 말씀하신 부분 중에 좀 인상적인 게 러시아 말씀하셨잖아요. 그동안 중국과 좀 거리가 좀 있어 보였다. 반면 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군사 분쟁에 또 북한군을 파병하면서 러시아와는 또 상당히 좀 가까워 보였거든요. 그런데 교수님께서 얼마 전에 또 이런 말씀하셨던 거 기억해요. 이거 시계추 외교 아니냐. 러시아와 중국을 왔다 갔다, 왔다 갔다 하면서 양쪽에서 다 이익을 얻는 이런 북한 특유의 외교 아니냐. 이렇게도 볼 수 있을까요?
◆ 박원곤> 그렇습니다. 이건 전통적인 북한 외교인데요. 쉽게 말씀드리면 한 국가에 올인하지 않는다라는 거죠. 냉전 시기에도 당시 소련과 중국 사이에서 시계추, 혹은 등거리 외교를 했습니다. 여러분들 잘 아시는 그 주체사상이라는 것 자체가 중국과 소련이 사실상 거의 전쟁에 준하는 분쟁을 겪었거든요. 그 와중에 북한이 설 자리가 애매하니까 자주라는 개념을 통해서 우리는 주체적으로 간다 해서 만들어진 게 주체사상이에요. 그다음부터 한 국가에 모든 것을 올인하지 않는다는 거고 탈냉전 이후에는 사실은 최근까지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 일종의 줄타기 같은 거죠, 시계추 외교. 그런데 당연히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러시아와 중국의 국력이 굉장히 차이가 나지 않습니까? 중국이 훨씬 더 국력이, 러시아도 사실 중국에 지금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고.
◇ 손수호> 그렇게 봐야 됩니까?
◆ 박원곤> 그런데 그간에 중국이 북한의 김정은이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질 않았어요. 그러니까 북한의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 러시아처럼 그냥 제재를 다 무시하고 경제적인 협력을 하고 경제적인 지원을 하는 건데 중국은 그렇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불만이 있어서 러시아와의 더 협력을 강화했고 그것이 다시 중국을 끌어들이는 하나의 동력이 될 수도 있다라고 봅니다.
◇ 손수호> 아니, 북한과 중국 관계 얘기 나온 김에 어제 국회에서 국정원이 이렇게 보고했거든요.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이 북중 관계 회복 시도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분석한다라고 보고했고 그러면서 경제 관련해서는 중국과의 협력이 필수인데 사실 러시아는 실질적으로 경제에 큰 도움은 안 되는 거 아니냐. 그러다 보니까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러시아를 이용했다, 이런 분석까지 계속 나오는 상황이잖아요.
◆ 박원곤> 그렇습니다. 북한이 경제의 발전에 필요한 것은 시장과 자본인데 러시아가 그것을 제공하지 못하죠. 러시아의 주 수출품이라는 게 결국 원유나 그런 천연 자원이 많은 거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물론 북한한테 원유를 지원해 주고 식량 지원해 주고 하니까 도움이 되지만 북한의 경제 발전을 위한 자본이 들어오기는 어렵다. 그리고 러시아가 협력을 한다 하는데 일례로 작년에 러시아 관광객이 푸틴이 러시아 관광객 많이 보여준다 하고 원산 갈마도 만들고 했는데 거기 들어간 게 800명밖에 안 돼요.
◇ 손수호> 800이요?
◆ 박원곤> 800명밖에 안 됩니다.
◇ 손수호> 800명밖에 안 됩니까?
◆ 박원곤> 네, 안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게 상징적으로 북한과 러시아의 경제 협력이라는 것이 이 정도 수준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라는 것이고요. 시진핑 주석이 공개석상에서 얘기한 건 아니지만 알려진 게 관계가 괜찮아졌을 때 연간 100만 명의 중국 관광객을 보내주겠다라고까지도 얘기를 했었거든요.
◇ 손수호> 이게 800명하고 100만 명을 비교하면 어느 쪽에 기대를 해야 되는지는 좀 명확한 것 같습니다.
◆ 박원곤> 너무 명확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이 그런 제재를 노골적으로 위반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과의 협력에도 일정 수준의 한계가 있다라는 거죠.
◇ 손수호> 그렇군요. 이렇게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의 의미 살펴봤는데 그리고 또 북한 관련해서는 항상 좀 미지의 영역이라는 그런 의미가 있어요. 잘 모르겠어요. 그러다 보니까 어떤 작은 단서를 가지고 큰 추측을 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 좀 많은 것 같은데 이번에도 해외에 방문을 할 때 그동안은 한참 지나서, 며칠 후에 공개하는 경우도 있고 또 방송에 나오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한참 지나서 신문에 나오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출발 직후부터 이번에는 공개했다. 그리고 심지어 외신에서 확인해서 보도하기 전에 언제 국경을 넘었다, 언제 출발했다, 언제 도착했다, 이런 거를 먼저 보도하더라고요. 이거 약간 좀 이례적인 상황 아닙니까?
◆ 박원곤> 맞습니다. 그 베이징역에 진입하자마자 방중 소식을 전했고 북한과 중국 관영매체도 이례적으로 빨리 확인을 해줬죠. 그런데 이것이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닌데 전례가 없지는 않습니다.
◇ 손수호> 그래요?
◆ 박원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2019년 1월에 방중을 했을 때 김정은이 그때도 출발 사실을 알렸고 그 출발을 했을 때 베이징에 도착하기 전이었어요. 그러니까 이미 그 동선이 확인이 되는 상황이었고 그런데 중요한 것은 말씀하신 것처럼 왜 그럼 이렇게 신속하게 공개를 하느냐.
◇ 손수호> 왜 그래요?
◆ 박원곤> 이건 거듭 말씀드리지만 김정은의 최대 업적이죠. 업적이기 때문에 출발부터 이 모든 과정이 끝나면 북한에서는 기록 영화를 만들 겁니다. 그래서 그걸 굉장히 잘 포장을 해서 북한 주민들에게 선전을 하겠죠. 자신들의 그런 수령이 이 정도의 대접을 받았다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거고 또 하나는 국제사회에 북중 관계가 긴밀하다, 완전히 회복됐다, 약간 그런 거를 보여주기 위해서. 왜냐하면 동선을 처음에 공개 안 한 이유는 보안상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혹시라도 위험할까. 그렇지만 중국이 완벽하게 그 부분을 보완을 다 해주기 때문에 그래서 공개해도 괜찮고 단둥에서 신의주, 신의주에서 단둥 넘어가는 그 철교에서 결국 대부분 많은 언론 매체들이 있었는데 불을 다 끄고 조용히 검은 게 갔기 때문에 거의 못 잡았거든요. 그러니까 그만큼 철저하게 중국이 협력하고 있는 모습이 지금 확인되고 있는 거죠.

◇ 손수호> 그렇군요. 그리고 또 지금 열차로 이동했다고 말씀하셨는데 누가 같이 갔냐, 이것도 상당히 좀 호기심 차원을 넘어서 외교, 정치 또 북한학적으로도 분석할 부분이 아닌가 싶은데 지금 얘기 나오는 것은 사진으로도 공개됐습니다만 최선희 외무상, 또 김성남 국제부장으로 추정되는 인물. 얼굴 보니까 맞는 것 같아요.
◆ 박원곤> 맞습니다.
◇ 손수호> 같이 간 것 같고 그 외에도 조용원, 김덕훈 당 비서와 대화하는 사진도 나왔잖아요. 이런 것들. 여기서 의미를 좀 어떤 걸 찾을 수 있겠느냐 또는 국정원이 어제 현송월 당 부부장도 함께 수행한 것 같다라는 말을 했거든요. 함께 동반한 인물들을 통해서 좀 짐작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까요?
◆ 박원곤> 그러니까 최선희, 김성남 말씀하신 현송월은 분명히 갔을 거고요. 김성남은 당연히 가는 게 노동당 국제부장이라는 타이틀인데 이게 우리가 재미있는 게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는 국가 대 국가 관계가 아닙니다.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가 아니라 당 대 당 관계예요. 중국 공산당과 북한의 노동당의 당과 당 관계입니다. 그래서 최선희 외무상이 사실은 주 업무를 하지 않아요. 외무상이라는 뜻은 국가 관계고 그 대신에 김성남 당 국제부장이 주 업무를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당이 또 국제부장 김성남이 최선희보다 훨씬 위예요. 직급도.
◇ 손수호> 그러면 중국 공산당에서는 누가 이렇게…
◆ 박원곤> 그래서 당에서 나오죠. 그래서 이게 당 대 당 관계, 그렇기 때문에 특수한 혈맹 관계라고 계속 얘기를 하는 겁니다.
◇ 손수호> 그렇네요.
◆ 박원곤> 중국과의 관계가 유일하게 그렇게 돼 있거든요.
◇ 손수호> 유일하게요?
◆ 박원곤> 유일하게 그렇게 돼 있고 나머지는 국가와 국가 간, 왜냐하면 여전히 공산당의 당과 당이니까. 그런데 중요한 것은 아직 확인이 안 된 두 명이 있죠. 김여정. 그리고 또 하나는 리설주. 그 둘은 아직 확인이 안 됐고 아마도 김주애에 관한 질문을 하실 텐데 그게 어젯밤부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안 그래도 딸 김주애, 후계자가 되는 거냐. 그동안 후계자다, 이미 된 거나 마찬가지다. 아니다. 숨겨진 아들이 있는데 어려가지고 일단 지금 딸을 내세운 거다. 후계 구도와 관계없이 북한 주민들에게 좀 온화한 모습을 주기 위해서 데리고 다니는 거다 등 여러 가지 분석들이 있었는데 이거 어떻게 보십니까? 혹시 이번에 중국에 함께 간다면 이게 사실상의 후계자 선언으로 봐야 되는 거냐.

◆ 박원곤> 제가 또 틀렸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김주애 안 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손수호> 그래요?
◆ 박원곤> 그래서 엊그제 계속 방송에서 김주애 갈 가능성이 매우 낮다라고, 그래도 완전히 안 간다고 얘기는 안 했고 가능성을 이만큼 열긴 했는데 정말 나타나더라고요.
◇ 손수호> 그러니까요.
◆ 박원곤> 그러니까 제가 안 갈 거라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표현이 좀 쉽게 말씀드리면 남의 잔치에 방해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이건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중국의 시진핑이 굉장히 공을 들인 80주년 전승절인데 김주애가 등장하는 순간 전 세계 언론은 또 김주애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지 않습니까?
◇ 손수호> 아주 어린데.
◆ 박원곤> 어리고 4대 세습이고 방금 질문하신 것처럼 똑같이 국내 언론에서도 다 그 얘기로 다 돌기 시작했고.
◇ 손수호> 이미 하고 있습니다.
◆ 박원곤>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결국은 그러면 후계자로 확정이 된 거냐, 그 얘기잖아요. 2013년생 만 12세입니다. 어리죠? 매우 어리죠. 그렇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계자로서 외교 수업을 받는 모습은 분명히 다시 한 번 확인이 되고요. 또 하나는 중국이 일종의 4대 세습을 인정했다라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가기 전에 당연히 중국과 북한이 얘기를 할 거고 김주애를 데리고 가겠다고 얘기를 하겠죠. 그런데 이미 김주애는 가장 강력한 후계자 군에 있기 때문에 중국에 들어간다라는 것은 중국이 4대 세습의 김주애를 일정 수준 인정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게 사실 후계자 내정 관문의 마지막 과정이 형제 국가인 중국한테 인정받는 건데 그럴 가능성도 있죠.
다만 아직도 후계자가 아닐 가능성도 여전히 좀 있어 보이긴 합니다. 왜냐하면 김정일 같은 경우에도 어린 시절 1957년에 소련 10월 혁명 40주년에 같이 자기 아버지 김일성이랑 간 적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으로 보지 않을까 하고 그리고 정말 만약에 김주애가 후계자로 이런 식으로 등장한다면 이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또 있습니다.
◇ 손수호> 문제요?
◆ 박원곤> 일단 가장 큰 거는 김정일이 1984년생, 아직도 40대 초반이잖아요. 그런데 후계자가 필요하다라는 것은 건강의 문제가 또 드러날 수 있죠.
◇ 손수호> 오히려 그걸 인정하는 꼴 아니냐?
◆ 박원곤> 그렇죠. 우리 북한 연구자들 사이에 이런 얘기를 합니다. 북한의 김정은의 건강이 이상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
◇ 손수호> 그래요?
◆ 박원곤> 그렇죠. 그러니까 그만큼 우리가 외형으로 보는 것도 그리고 새벽 5시에 잠을 잔답니다. 담배를 하루에 2갑 피우고요. 술도 많이 마시고 그리고 일중독이라. 그리고 몸무게는 우리가 눈으로 확인됐지 않습니까? 각종 성인병이 다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 건강 이상설이 왜 이렇게 어린 딸을 데리고 다니느냐, 그런 부분도 있는 거고 또 하나는 이게 북한이 굉장히 가부장적 사회인데 그 딸을 그렇게 수령으로 과연 북한 주민들한테 설득할 수 있을까의 문제. 또 이게 한 가지 중요한 게 김 씨 혈통이잖아요. 백두가문 혈통이라고 그런데 만약 김주애가 결혼을 하게 되면 그것도 아이가 그다음에 만약 5대 세습으로 간다면 김 씨가 아닐 수도 있잖아요.
◇ 손수호> 그렇네요.
◆ 박원곤> 이런 얘기를 했더니 다른 북한 연구자가 그건 간단하대요. 북한에서는. 그냥 성을 바꿔버리면 김 씨로 된다. 가능하니까, 모든 게 가능한 게 북한이니까.
◇ 손수호> 무슨 왕조의 기준으로 해석을 해야 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 박원곤> 그렇기 때문에 또 가장 결정적인 것은 원래 북한의 후계자가 등장할 때는 우상화 작업이 있습니다. 본명을 얘기하지 않고 이렇게 암시하는 거죠. 예를 들어서 김정일은 꽤 오랫동안 당 중앙이라는 얘기를 했었고 김정은 같은 경우에는 발걸음이라는 무슨 노래 같은 거로 상징성을 부여했었거든요. 그런데 김주애는 전혀 없이 얼굴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여기까지 왔으니까 글쎄, 정말 후계자라면 이건 북한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도전 요인은 있어 보입니다.
◇ 손수호> 굉장히 좀 흥미를 자아내는 그런 부분이고 흥미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미치는 영향이 큰 부분이기 때문에 굉장히 좀 중요한 그런 사안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여쭤보고 싶은 게 많습니다만 여기로 좀 건너뛰어야 될 것 같아요. 오늘 결국 이 망루에 북러 세 정상이 나란히 가운데에 선다면 이게 결국 한미일과의 어떤 대결 구도, 3 대 3 대결 구도, 이게 냉전 시대로 돌아간 거 아니냐, 이런 모습이 보일 수 있고 또는 그렇게 보이기 위해서 북중러가 모인 거 아니냐라고도 해석되는데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박원곤> 맞습니다. 북중러가 가운데 섰기 때문에 26개 국가의 정상들이 쭉 섰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핵심적으로 드러나죠. 그렇다면 이것이 흔히 말하는 신냉전의 어떤 구도를 고착화하는 거 아닌가라는 얘기가 드는데 그 사진은 분명히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다만 시진핑 주석이 정말로 북중러의 어떤 구도를 공식화할 것이냐는 또 별개의 문제죠. 왜냐하면 한미일 같은 경우에는 2023년 캠프 데이비드를 통해서 아주 우리가 캠프 데이비드 선언이라는 걸 했었고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과 미국을 방문하면서도 한미일의 중요성이 계속 확인이 됐지 않습니까? 같이 앞으로 회의도 할 거고. 그런데 아직까지 북중러는 한 번도 모여서 회의한 적이 없고요. 시진핑 주석이 얼마 전에 있었던 텐진에서 상하이 협력 기구에서 또 무슨 말을 했냐면 냉전적 사고방식과 진영 대결에 반대한다. 그러니까 진영 구축에 반대한다. 캠프 데이비드 우리가 3자 회의 이후에 중국 외교부에서 공식 입장이 나왔는 게 이게 냉전 진영주의다라고 얘기를 했고 중국은 거기에 결연히 반대한다, 그 입장을 계속 유지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번에 핵심 관전 포인트는 과연 북중러가 3국이 모일 것이냐. 아니면 이 과정에서 중국에서 나오는 메시지가 이전과는 다르게 정말 북중러를 하나의 제도화로 할 것이냐, 그런 것들인데 저는 좀 조심스럽긴 합니다.
◇ 손수호> 그렇군요. 시간이 1분밖에 안 남았는데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다음에 직후에 그 미국과의 어떤 여러 가지 대화를 한 적이 있잖아요. 또는 반대로 미국과의 대화를 앞두고 중국을 먼저 갔던 적이 있고 또는 미국과 대화를 한 다음에 중국을 갔던 적도 있고 그래서 이번에도 혹시 미국과의 대화와 어떤 관련성이 있느냐라는 짐작도 나오는데 이 질문과 함께 묶어서 참 죄송스럽습니다만 오늘 이후의 주변 정세까지 함께, 시간이 1분밖에 없네요.
◆ 박원곤> 그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저는 올해는 아니더라도 내년 정도에,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그만큼 강력하게 대화 의지를 밝히고 있고 북한도 지난 29일, 7월 29일 김여정 담화를 통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식으로 얘기했거든요. 물론 북한은 조건을 단 대화를 합니다. 예를 들어서 그냥 비핵화 대화 안 하고 핵 군축 협상하자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중국을 뒷배로 삼는 거죠. 이제 자신들이 좀 더 버틸 힘이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거고 중국의 입장에서는 사실 굉장히 중요한, 이게 세계정세 측면에서 말씀을 드리는 건데 중요한 입장이 트럼프 당신이 아무리 김정은을 만나고 싶어 하더라도 김정은은 내가 부를 수 있다라는 걸 이번에 보여준 거죠.
◇ 손수호>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이화여대 북한학과 박원곤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원곤> 감사합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