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유튜브' 손 못 떼는 국힘 후보들…당은 애써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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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장동혁, 강성 지지층 결집 행보

지도부 지시로 전한길 징계여부 논의 중인데
장동혁은 '전한길 참여' 유튜브 출연하기로
김문수도 '극우 채널' 나가 "전한길 배제 안돼"
지도부는 이들의 유튜브 출연 방조
"전한길과 교감하다 당 지지율 반토막" 우려

29일 펜앤마이크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왼쪽)와 31일 자유 우파 유튜브 연합 토론회 출연을 앞둔 장동혁(오른쪽)후보. 유튜브 캡처·윤창원 기자29일 펜앤마이크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왼쪽)와 31일 자유 우파 유튜브 연합 토론회 출연을 앞둔 장동혁(오른쪽)후보. 유튜브 캡처·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나선 김문수·장동혁 후보 등의 극우 유튜브 출연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불법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려온 전한길씨 등 극우 인사와 거리를 두기보다는 오히려 접점을 넓히고 있어서다.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지도부는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 지도부의 지시로 서울시당이 전씨에 대한 징계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정작 후보들의 유튜브 출연에 대해선 "그저 토론회에 나가는 것"이라며 애써 외면 중이다.

3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장 의원은 다음날 전한길·고성국·성창경·강용석씨 등 극우 유튜버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자유 우파 유튜브 연합 토론회'에 출연한다. 이 토론회는 각 유튜브 채널이 일제히 생중계한다.

김문수 후보도 이 토론회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부정적 여론을 의식했는지 김문수 후보 측은 "검토 중"이란 답만 반복 중이다. 김 후보는 전날 오전에는 극우 유튜브 채널 '펜앤마이크TV'에 출연해 "극우는 국민의힘에 없고,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에 극좌가 많다"며 "전한길 같은 사람도 배척하다 보면 똑같은 사람만 모인다. 당은 용광로처럼 온갖 세력 모아서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문수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나경원 의원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김문수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나경원 의원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후보는 나경원 의원을 만난 자리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을 언급하더니 "임기를 못 마치더라도 대통령의 인권이 상당히 유린되고 있다. 대통령도 잘못하면 처벌받아야 한다는 생각인데, 과도한 정치보복 또는 인권유린은 자유 대한민국의 참모습이 아니지 않은가"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행보에 대해 안철수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계엄령을 옹호하는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세력과 손을 잡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17%까지 추락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주진우 의원도 "보수의 외연을 줄여 강력 지지층 먼저 결집하려는 의도"라며 "두 분이 전한길씨와 경쟁적으로 교감하는 사이 우리 당 지지율은 반토막 났다. 이대로 전한길, 통일교, 신천지 이슈로 전당대회를 치를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특히 김문수·장동혁 후보의 극우 유튜브 출연이 혁신 경쟁 구도를 없애고, 다시 찬탄 대 반탄의 소모적 대립으로 당을 회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정선거 음모론자 등과의 연대가 경쟁적으로 이뤄질 경우 당의 정체성을 깎아 먹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국민의힘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한길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포용하자'는 주장에 대해 "부정선거 주장은 합리적이지 않고 그런 발언을 하려면 자유통일당에 가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는 별다른 조치 없이 이들의 극우 유튜브 출연을 방관하고 있다. 앞서 지도부는 전씨의 언행이 당헌·당규에 위배되는지를 따져보고, 적절한 조치 방안을 검토하라고 국민의힘 서울시당에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당 윤리위원회가 전씨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 중인 상황인데, 정작 후보들의 전씨 유튜브 출연에는 별다른 조치가 없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서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장 의원은) 전한길 유튜브에 나가는 것이 아니다. 보수 유튜버 네다섯 명이 연합으로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를 갖는 자리"라는 빈약한 해명을 내놨다.

이들의 출연을 막을 방법이 딱히 없다는 설명도 있다.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색깔이 강한) 유튜브 출연 자체가 썩 좋은 건 아니다"라면서도 "지도부가 개별 의원의 방송 출연을 제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장 의원) 본인도 우려를 알고 있고, (방송에서) 입장을 잘 설명하겠다고 하니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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