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윤창원 기자5선 관록의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순수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에 내정됨으로써 이를 보좌할 차관 물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행정부처 차관은 장관 다음 직급이지만 국방부 차관은 의전서열이 합참의장과 각군 참모총장 등에 이어 9위에 불과하다. 서열을 중시하는 군 특성상 지휘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12·3 내란사태의 교훈으로 국방부 문민화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국방차관 역시 다른 부처와 마찬가지로 '넘버2'로서의 위상이 강화될 전망이다.
5·16 군사쿠데타 이후 64년 만의 첫 문민 국방장관 못지않게 국방차관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다. 군 안팎에선 장관 내정에 앞서 차관부터 임명한다는 소문이 지난 주 후반 나돌기도 했다.
현재 거론되는 차관 후보는 예비역 장성 4명으로 모두 육군 중장으로 전역했다. 한때 민간 관료 출신 등도 하마평에 오르긴 했지만 문민 장관이 내정되면서 차관은 전문성 등을 감안해 군 출신이 적합하다는 기류다(이하 가나다 순).
강건작(육사 45기) 예비역 중장은 경기도 안양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대통령실 국방개혁비서관과 6군단장 등을 역임한 뒤 육군교육사령관으로 예편했다.
최근 독자적 전쟁기획 능력 등을 역설한 '강군의 조건'이란 책을 출간하는 등 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개혁 성향이 강하고 군내 신망도 두터운 편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대통령실 근무 경력 등으로 인해 전역 후 여러 곤욕을 치른 경험들로 인해 주변 지인과 친지들이 강하게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균(육사 44기) 예비역 중장은 강원도 속초 출신으로 국방부 대북정책관 등을 역임한 군내 최고의 대북 전략통으로 수도방위사령관을 끝으로 전역했다.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도출의 핵심적 역할을 했고, 대통령실 국방개혁비서관으로 '국방개혁 2.0'을 담당했던 만큼 전문성과 개혁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2024년 22대 총선에서 고향인 속초·인제·고성·양양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44% 이상 득표했지만 낙마했다. 그는 보다 유리한 지역구인 수도권이나 비례대표 출마도 권유받았지만 실향민 부모 밑에서 성장한 고향 출마를 고집했고, 현재도 강원도당위원장으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여운태(육사 45기) 예비역 중장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8군단장과 육군참모차장, 제2작전사령부 부사령관 등을 지냈다. 육군 인사참모 등을 역임하는 등 인사 분야에 밝아 민간인 장관을 보필하는 면에서 상대적 장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안규백(전북 고창) 장관 후보자와 거의 동향 출신이라는 점이 부담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두희(육사 46기) 예비역 중장은 경북 경산 출신으로 국방부 정책기획관과 1군단장, 지상작전사령관 부사령관, 육군미사일전략사령관 등을 역임했다. 정책과 작전에 두루 능통하다는 평을 받고 있고 차관 외에 국방정책실장 물망에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