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모처럼 화해 무드 탔지만…군사훈련 등 복병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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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비방방송 중지로 되찾은 휴전선의 고요…우발적 충돌의 불씨 일부 제거
기대감에도 9.19 복원까지는 험난…당장 이달 군사훈련에 北 반발 가능성
훈련 축소·중단하려면 北 태도변화 필요…3개월 지연된 어민 송환이 시험대
李대통령, 6.15행사 메시지로 "중단된 남북 대화채널부터 빠르게 복구 노력"

북한이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에 호응해 대남 소음 방송을 멈춘 것으로 보이는 12일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주민들이 북한 개풍군 야산에 설치된 북한 대남 방송 스피커를 가르키고 있다. 연합뉴스북한이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에 호응해 대남 소음 방송을 멈춘 것으로 보이는 12일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주민들이 북한 개풍군 야산에 설치된 북한 대남 방송 스피커를 가르키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측의 선제적 유화 조처에 북한도 호응하면서 군사적 긴장 완화와 남북관계 복원에 대한 기대가 조금씩 싹트고 있다.
 
1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은 전날 밤 서부전선에서 청취된 이후 중지됐다. 우리 군이 전날 오후 2시 확성기방송을 중지한 지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서였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휴전선 일대에는 1년 만에 다시 고요함이 깃들 전망이다. 남북 간의 신경질적인 심리전이 멈춰서면서 우발적 충돌의 불씨는 일부나마 제거됐다.
 
이는 남북관계를 적대와 대결에서 화해와 협력으로 전환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실천 의지에서 비롯됐다. 북한도 즉각 행동으로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하며 분위기는 고무적이다.
 
하지만 남북 화해협력은 물론 그 최소 조건인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만 해도 앞길은 험난하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초 9.19 합의 전부 효력정지를 결정하며 전방지역의 모든 군사활동을 재개했다.
 
여기에는 군사분계선 및 해상 접경수역에서의 포 사격 등 군사훈련 재개, 비행금지구역 해제, 감시초소(GP) 복원 등이 포함된다.
 
연합뉴스연합뉴스
당장 이번 달만 해도 서북도서 포 사격 훈련 등이 예정돼있다. 지난해의 경우 미국 전략폭격기 B-1B 등이 참가한 한미연합공중훈련, 공격편대군 비행·타격훈련, 전방지역 포 사격 훈련이 이맘쯤 실시됐다.
 
합참은 "이번 달에도 계획된 것(훈련)이 있는데 그 계획에 현재 변동은 없다"고 밝혔다. 만약 훈련이 그대로 실행된다면 북한이 크게 반발하며 모처럼의 평온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서북도서 포 사격은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연결된 민감한 사안이다.
 
하지만 전방지역 훈련 등은 북한이 잇단 미사일 도발 등으로 원인 제공한 측면이 크기 때문에 대북방송과 달리 일방적으로 중지하기는 쉽지 않다.
 
북한도 기존과 달라진 태도를 보이며 추가적 긴장 완화 조치의 명분을 제공해야 동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최대한 자제해야 함은 물론이다.
 
마침 북한의 태도 변화를 시험할 수 있는 수단으로 북한 어민 송환 문제가 거론된다. 통일부가 12일 인도주의 차원의 조속한 송환 방침을 거듭 확인한 가운데 북한이 3개월여의 침묵을 깨고 응답해올 경우 어찌됐든 대화의 물꼬가 트이게 된다. 
 
이를 계기로 단절된 남북 통신채널의 복원도 부분적이나마 기대해볼 수 있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강조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비상 통신선 연결 필요성은 커지는 법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런 문제들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비정치적 협력과 9.19 군사분야 합의의 복원 등으로 확산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정부에 대해 "서두르지 말고 일희일비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12일 6.15 남북정상회담 25주년 행사에 보낸 축사를 통해 "우발적인 충돌을 방지하고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는 위기관리 체계를 하루빨리 복원하겠다"며 "이를 위해 중단된 남북 대화 채널부터 빠르게 복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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