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내외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박종민 기자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역대 최다 득표로 당선된 가운데, 이번 대선 결과를 두고 보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이로 인한 파면으로 치러진 6·3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49.42%를 득표하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41.15%)를 8.27%p 차이로 제쳤다.
이에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에는 지난 3일부터 김문수 후보의 패배 이유로 윤 전 대통령을 꼽으며 성토하는 글이 올라왔다.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이 보수 분열과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 화면 캡처보수 누리꾼들은 "이쯤 되면 윤석열이 진짜 보수 괴멸 노리고 계엄 터뜨린 것 같음" "진 건 윤석열의 공이 크다" "윤석열이 김문수 지지 선언만 안 했어도 2%는 더 나왔겠다" "'윤어게인'말고 윤석열 구속 집회하면 안 되냐. 분통이 터진다, 윤석열 때문에" "트로이 목마 윤석열을 아직도 믿는가? 윤석열의 섣부른 계엄령은 보수를 분열시켰다" "난 이제 윤석열 지지 안 한다. 윤석열 때문에 필요 없는 대선을 했고 졌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대선을 사흘 앞두고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을 때는 물론, 선거 당일 모습을 드러냈을 때 보수 지지자들은 물론 국민의힘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내란을 일으키며 파면된 대통령과의 접점이 대선에 악재로 작용할 거란 우려 때문이었다.
최종적으로 대선에서 패배하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해당 커뮤니티 내에는 윤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내란을 정당화하기 위해 내세운 부정선거론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해당 커뮤니티 누리꾼들은 "냉정하게 부정선거 윤석열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특히 부정선거에 빠진 이후로 선거 다 졌잖아요" "백날천날 부정선거 해봐라 이기나. 진짜 보수를 좀먹는 세력들" "평생 부정선거 탓, 남 탓 해라. 국힘이 이길 때까지 부정선거 탓해라" 등의 글을 올렸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선 관련 입장을 밝힌 뒤 퇴장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이뿐만이 아니다. 불법 계엄·내란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한 국민의힘, 특히 친윤계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다.
보수 누리꾼들은 "김문수, 친윤 손잡고 나가는 게 해답" "아직도 우리가 왜 졌는지 몰라? 친윤 너희 때문이잖아. 윤석열이 저지른 계엄으로 시작된 이 대선에서까지 끝끝내 '윤어게인'이니 어쩌니" "김문수? 윤석열이랑 내란 공조했으니까 당장 드럼통으로 빠르게 가" "제정신 박혔으면 계엄 실패한 순간부터 먼저 탄핵을 주장해도 모자랄 판에 친윤 눈치 보면서 탄핵 반대하고 있으니 중도가 뽑아 주겠냐" "끝까지 남 탓만 하는 국힘의 민낯. 자기들이 계엄 옹호해 놓고 이제 와서 윤석열 탓" 등 국민의힘을 질타했다.
일각에서는 마지막까지 단일화하지 않고 완주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에 대선 패배의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선거 결과 이준석 후보는 8.34%를 득표했는데, 해당 표까지 끌어왔다면 이재명 후보를 이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준석 진짜 탄핵되나? 하필 결과가 나와도 딱 김문수+이준석이 이재명 근소하게 이기는 걸로 나오냐" "이준석이 제일 싫다. 입으로는 이재명 까면서 행동으론 누구보다도 도와준 인간" 등 이준석 후보를 탓하기도 했지만, "이준석이랑 단일화했으면 8%가 그대로 옴?" 등의 반응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