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억여원의 거금 인출 대리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강도를 당했다고 허위 신고해 이 돈을 가로채려 한 중국인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사전에 만나 범행을 모의했고 이중 한명은 출국까지 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서울구로경찰서는 중국인 3명을 횡령 혐의로 최근 잇따라 체포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20분쯤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있는 한 은행의 화장실에서 "흉기로 협박을 당해 금품 등을 빼앗겼다"는 강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그러나 조사 결과 이는 50대 초반 여성 신고자 A씨와 강도로 지목됐던 30대 중반 남성 B씨 등이 계획한 범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인 C씨가 1억 1천만 원 상당의 돈을 지인인 신고자 A씨에게 인출하라고 부탁했는데, 전주를 속이고 이 돈을 빼돌리기 위해 허위로 신고한 것이다.
당초 경찰은 강도를 저질렀다는 B씨가 중국 국적임을 감안해 인천공항경찰 측에 공조를 요청해 B씨를 추적했다. 인상착의를 전달받은 공항경찰은 전날 오후 7시 30분쯤 B씨를 출국 직전에 체포했다.
체포된 B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고자였던 A씨와 B씨가 공모한 정황을 파악한 경찰은 약 한 시간 뒤인 저녁 8시 35분쯤 A씨도 주거지에서 체포했다.
이후 A씨와 B씨가 사전 모의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한 경찰은 이들을 연결해 준 또 다른 공범인 D씨도 이날 추가로 붙잡았다.
경찰은 현재까지 피해금 1억 1천만 원 중 9800만 원을 회수했으며, 허위 신고한 이들에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