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아더 월드?!…개미도 유인원도 공매도를 싫어해[계좌부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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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우리의 주식투자 목표는 원금 회복! 마이너스 계좌를 보며 마음 아파할 시간이 없습니다. 놓쳤던 한주의 주식시장 이슈를 정리하고, 구루들의 투자법도 '찍먹'하면서 계좌에 불(bull)이 붙을 때까지 우리 함께해요! 계좌부활전은 투자를 권유하거나 종목을 추천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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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개인투자자를 '개미'라고 부르는 것처럼 미국은 '유인원(apes)'이라고 합니다. 우르르 몰려다니는 지식이 부족한 초보 투자자라는 의미와 동시에 함께 힘을 모아 기관에 맞선다는 뜻이 담겼다는 점에서 개미와 비슷합니다.
 
개미와 유인원의 공통점이 또 있는데요. 공매도에 대한 비판적 태도입니다.
 
1988년 출간된 스탠 와인스타인의 책 '주식투자 최적의 타이밍을 잡는 법'을 보면, "개인투자자는 공매도를 극도로 두려워한다"면서 공매도 투자전략을 설명합니다. 2021년 이른바 게임스탑 사태 때도 '공매도는 시장 교란 세력'이라고 비판하며 유인원이 단결했습니다.
 
한국은 오는 31일 공매도가 전면 재개됩니다. 그동안 개미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한 제도적 문제와 무차입 공매도 방지가 도입됐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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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궁금한 게 생깁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한 투자입니다. 선물 매도 포지션도 마찬가지인데요.
 
개별주식 선물 규모인 미결제약정이 최근 12조원으로 공매도 직전 3조 6천억원보다 330% 증가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 권병재 연구원은 "개별주식 선물 규모가 증가한 것은 공매도의 대체재 개별주식 선물 매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니까 공매도가 없어도 선물 매도 포지션에 투자하면 되는데 왜 공매도를 재개해야 하냐는 것이죠.
 
먼저 선물은 투자할 수 있는 개별 종목 수가 제한적입니다. 현재 전체 상장종목 수는 2879개이지만, 선물 개별 종목은 264개에 불과합니다. 선물 투자 대부분이 지수에 집중된 셈입니다. 또 개별종목 선물은 유동성(거래량)이 부족한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매수와 매도 포지션을 동시에 잡는 롱숏 전략을 다양하게 구사하는 기관은 개별종목 선물보다 공매도가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공매도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75%로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매도 재개 이후 외국인의 거래 규모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선물 매도 포지션도 마찬가지이지만, 공매도의 최대 단점은 이론적으로 손실이 무제한이라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1만원에 산 주식이 0원이 된다면 원금이 모두 사라집니다. 하지만 공매도는 1만원에 샀더라도 주가가 끝없이 오르면, 원금을 넘어 마이너스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숏 포지션의 리스크가 훨씬 크다는 평가를 받죠.
 
그렇다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국이나 미국이나 할 것 없이 개인투자자는 왜 공매도를 싫어할까요.
 
심리적인 요인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개인투자자 대부분은 롱 온니 포지션을 구축합니다.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관점에 따라 주가 상승만 기대하는 것이죠. 그런데 기관이 주가 하락에 투자하니까 심리적 거부감이 든다는 것입니다.
 
또 주가는 대체로 오를 때보다 떨어질 때 속도가 빠릅니다. 롱 온니 포지션에서는 이익의 속도보다 손해의 속도가 더 빠르니, 공매도 포지션은 그 반대이다 보니 금전적으로도 공매도에 호의적이기 어렵습니다.
 
와인스타인은 "주식은 오를 때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붕괴한다. 공포는 패닉 반응을 일으키는 반면, 탐욕은 쭈뼛쭈뼛하면서 시간이 걸리게 일어나기 때문"이라며 "많은 투자자가 자신의 지역 야구팀이나 축구팀을 응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공매도를 그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낮은 행위로 여긴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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