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지난달 20일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자사의 두번째 AI 모델 R1을 출시하자 전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미국 빅테크가 선보인 AI 모델의 1/10 정도에 불과한 개발비용으로 그에 못지 않은 성능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딥시크의 성공신화를 이끈 창업자 량원펑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량원펑이 태어난 중국 광둥성 잔장시 우촨의 작은 시골 마을 미리링촌을 직접 찾아가 그의 친인척과 과거 스승, 친구 등을 인터뷰한 기사들이 쏟아졌다.
괴짜 천재 량원펑에 대한 관심은 중국 첨단산업을 이끌고 있는 또 다른 젊은 스타트업 창업자들로 이어지고 있다. 소위 '항저우 6룡'의 일원인 스타트업 유니트리의 창업자 왕싱싱, 딥로보틱스 창업자 주추궈 등이다.
그밖에도 문샷AI 창업자 양즈린, AI 과학자 허카이밍 MIT 전자공학·컴퓨터공학 부교수, 딥시크 개발자로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으로부터 '연봉 20억원'의 영입 제안을 받아 유명세를 탄 'AI천재 소녀' 뤄푸리 등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은 90년 전후로 태어나 대학에서 이공계열 학과를 졸업한 뒤 스타트업을 창업하거나 AI 업계 등에서 일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남다른 '천재성'은 기본 덕목이다. 그리고 이들 '젊은 천재'들이 중국 청년층 사이에서 우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연합뉴스이런 중국의 젊은 천재들에 대한 관심은 한국도 중국 못지 않은 것 같다. 한국 언론이 앞서 언급한 량원펑의 고향을 직접 찾아가는가 하면 그를 비롯해 중국의 젊은 천재들이 어떤 경로를 거쳐 성공신화를 쓰게됐는지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한국 언론은 이들 개인에 대한 관심을 넘어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양자컴퓨터, 우주항공 등 첨단 산업을 이끌어갈 이공계 인재육성을 위한 중국 정부의 교육정책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의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한 지적도 당연히 따라온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값싼 장난감이나 의류나 만드는 나라로 생각했던 중국이 불과 십수년 사이에 첨단 산업 분야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된 배경 가운데 하나가 국가 주도의 이공계 우대 교육 정책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렇다고 중국의 비평준화 교육과 학교 서열화 등을 추켜세우며 마치 한국이 벤치마킹해야 할 교육 시스템인 것처럼 소개하는 것이 옮은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한국의 평준화 교육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한국도 영재교육을 위해 전국에 30여개의 영재학교 및 과학고, 그리고 각 시도 교육청 산하 250여개의 영재교육원, 70여개의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을 운영하고 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한국은 평준화 교육을 원칙으로 하지만 인재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면서 "어렵게 키워놓은 인재들의 의대쏠림 문제가 있는데 이는 교육 문제라기 보다는 사회, 경제적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동시에 딥시크로 인해 중국의 첨단 산업을 이끌어가는 젊은 천재들, 그리고 이들을 배출하는데 기여한 중국의 교육 시스템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이는 14억 인구의 중국에서 한줌에 불과한 사례들이다.
실제로 한국 언론은 그동안 매년 1200만명씩 쏟아지는 중국 대학 졸업생들의 높은 실업률, 그리고 그로인한 사회문제에 보다 주목해왔다. 고학력의 청년 백수를 뜻하는 '란웨이와'(꼬리 썩은 아이), 그리고 '탕핑족'(드러누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청년층)이라는 신조어가 대표적이다.
취업난에 한 지방대학의 기숙사 관리직에 중국 최고 명문 베이징·칭화대 석·박사 학위 소지자 수백명이 몰리고, 지방의 한 중학교 교사 채용전형 결과 합격자 전원이 명문대 석·박사 출신이라는 뉴스는 이제 중국에서 흔한 일이다.
중국 당국은 청년 실업률이 20%를 넘어서고 일각에서는 실제 실업률이 50%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자 청년 실업률 산정 방식을 아예 바꿔버렸다. 그럼에도 청년 실업률은 여전히 15~18%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