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준 사표에 '尹 방탄' 경호처 균열…압박 수위 높이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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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경호처장, 13시간 걸쳐 조사…경찰, 구속영장 검토
경호처장 공석에 대통령 경호처 흔들리나
다만 고도의 전략 아니냐는 분석도
경찰, 경호처 차장도 출석 요구하는 등 압박 계속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로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로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내란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수색 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약 13시간에 걸친 경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경찰은 조사 전 사표를 내고 경호처장 자리에서 물러난 그를 긴급체포하는 대신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경호처장 공백으로 윤 대통령 관저를 지키고 있는 경호처의 전략에도 균열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틈을 놓치지 않고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게 출석을 요구하는 등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준비하고 있다.

사표 낸 경호처장, 13시간 조사 후 귀가…구속영장 검토

1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처장은 전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에 출석해 약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은 박 전 처장을 긴급체포하지 않고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조사를 마치고 전날 밤 11시 10분쯤 모습을 드러낸 박 전 처장은 기자들과 만나 "수사기관의 조사에 최대한 성실히 임하려고 노력했고 소상하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외 질문 등에는 대답하지 않고 차에 올라탔다.

그는 내란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애초 박 전 처장에 대한 긴급체포도 고려했지만, 그가 경호처장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긴급체포 사유가 사라졌다고 판단하고 귀가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사 내용 등을 토대로 박 전 처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경호처장 '돌연 사직'…경호처 흔들리나? 아니면 전략인가?

갑작스러운 박 전 처장의 사직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고 있는 경호처의 대열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장이 없는 만큼 직원들도 적극적인 집단 행동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재청구한 내란수괴 혐의 체포영장을 재발부해 유효기간을 연장한 가운데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에 차벽이 설치돼 있다. 황진환 기자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재청구한 내란수괴 혐의 체포영장을 재발부해 유효기간을 연장한 가운데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에 차벽이 설치돼 있다. 황진환 기자
다만 일각에서는 고도의 전략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박 전 처장이 그동안 응하지 않던 경찰 조사에 자진 출석하고 돌연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 자신에 대한 긴급체포도 피하고 동시에 경찰의 강경 대응 전략 명분을 꺾기 위한 노림수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박 전 처장은 전날 출석하며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 방식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 방식 절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국격에 맞게 대통령에게 적정한 수사 절차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찰은 경호처 차장도 출석 요구하며 압박 계속

공수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또 다른 경호처 간부들에게 출석을 요구하는 등 지휘부 무력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처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처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에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이번이 3차 출석 요구로 김성훈 차장은 그동안 경찰의 출석 요구를 매번 거부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에는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에게 2차 출석을 요구했다.

김성훈 차장이 이번에도 경찰의 출석 요구를 거부할 경우 경찰은 체포영장 신청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경찰이 경호처 간부들에 대한 체포 명분을 쌓아 지휘부를 와해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2차 체포영장 집행 현장에 투입될 지휘관들을 소집하기도 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전날 서울, 경기 등 수도권 광역수사단 책임자들을 소집했다. 각 수사단의 형사기동대장, 마약범죄수사대장 등이 회의에 왔다고 한다. 회의에선 체포영장 집행의 구체적인 계획 등이 논의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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