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12·3 내란사태'와 관련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계엄을 모의하고 가담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10일 내란중요임무종사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노 전 사령관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9월부터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달 3일까지 20여 차례나 김 전 장관의 공관을 방문하면서 비상계엄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관촌 입구 위병소의 검문을 회피하기 위해 출입 시 장관 비서관이 운행하는 차량을 이용했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과 함께 계엄 선포 직후 정보사령부 요원 등으로 구성되는 제2수사단 설치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인사에도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정보사 군무원 군사기밀 유출' 사건으로 문책성 인사가 검토되던 시기,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에게 유임을 건의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노 전 사령관은 문 사령관과 정보사 소속 대령 2명에게 제2수사단에 편성할 정보사 요원 40명의 선발을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1~12월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 인근에서 문 전 사령관 등과 만나 비상계엄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이때 회동이 세간에 알려진, 이른바 '햄버거집 회동'이다.

노 전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계엄이 선포되면 선거관리위원회 청사를 신속히 점거하고 부정선거 관련자들을 체포해 수도방위사령부로 호송할 것"을 주문하면서 "노태악(중앙선관위원장)은 내가 처리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관위 직원 30여 명에 대한 체포·구금 등에 이용하기 위해 알루미늄 야구방망이 3개와 케이블타이, 안대, 복면, 밧줄 등을 지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계엄군이 서울 여의도 국회 경내로 진입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아울러 지난달 3일 구삼회 2기갑여단장과 방정환 국방부 전작권전환TF 팀장 등과 만나 제2수사단장과 부단장 역할을 각각 맡으라고 지시했다.

노 전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문 사령관과 정보사 간부들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정보사 요원 10명을 선관위 과천청사로 진입시켜 서버실을 장악하고 출입 등을 통제했다. 다른 요원들도 정보사의 한 회의실에서 대기하며 선관위 직원 포박 임무 등을 전달받았다. 임무 중에는 노 전 사령관에 대한 경호와 선관위원 등 조사 대상자에 대한 위협 등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노 전 위원장은 계엄선포 직후 정성우 방첩사령부 1처장에게 수차례 전화를 통해 "여기 (선관위) 현장지휘관이 있으니 너희들이 오면 인수인계해 줄 것", "포렌식을 떠라" 등의 말로 정보사와 방첩사 간 연결고리 역할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검찰 특수본은 지난 6일 문 사령관을 구속기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