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군사법원에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징역 3년이 구형됐다.
 
군 검찰은 21일 서울 용산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군 형법은 평시 항명죄(44조)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고, 상관 모욕(64조)은 사실 적시로 명예를 훼손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 훼손은 5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를 규정하고 있다. 
 
군 검찰은 "피고인의 행위는 군의 지휘체계를 거부하고 상관의 명예를 훼손한 매우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할 것"이라면서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직후 수사가 개시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일체의 범행을 부인하며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변명이 타당하지 않다는 점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변명이 군의 지휘체계와 군 전체의 기강에게 큰 악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피고인에 대한 엄벌의 필요성이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박 대령은 지난해 7월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조사 결과를 민간 경찰에 이첩하는 것을 보류하라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명령을 따르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상관인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 대령은 이날 검찰 신문에서 김 사령관이 경찰 이첩 보류를 명확하게 지시하지 않았기에 항명죄가 성립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는 "사령관이 국방부로부터 이첩 보류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할지에 대한 논의가 저하고 이뤄진 것"이라며 "(검찰은) 7월 31일부터 8월 1일까지 사령관이 3차례 이첩보류 지시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군에서 상관이 2박 3일에 걸쳐 지시를 3번이나 경우가 어디 있냐"고 되물었다. 
 
그는 변호인 신문에서도 해병대 군사경찰의 최고 계급은 대령이며 직위도 1개뿐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제가 항명으로 얻는 이익이 뭐가 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상관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상관(국방장관)의 명예를 훼손할 고의나 의도, 목적이 없었다"며 부인했다.
 
이날 공판에는 많은 방청객이 몰려 재판정 바닥까지 차지하고 앉거나 아예 입장을 못하기도 하는 등 여론의 큰 관심을 반영했다. 
 
검찰의 구형 때는 욕설과 고함 등 거센 항의가 쏟아졌고 변호인단의 변론에는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재판부는 이날까지 10차례 공판을 진행했고, 내년 1월 9일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