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절 논란'에 "눈치 안본다"던 뉴욕총영사…돌연 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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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입장문 통해 "야당의 근거없는 정치공세"
뉴욕 광복절 기념식에서 이종찬 기념사 '비난'
최근 야당에서 '김건희 여사 인맥' 의혹 제기
김의환 뉴욕 총영사 "소설 같은 이야기일 뿐"

김의환 뉴욕총영사. 연합뉴스김의환 뉴욕총영사. 연합뉴스
'광복절 발언' 논란으로 야당의 사퇴 압박을 받아온 김의환 주뉴욕 총영사가 "지난달 말 이미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의환 총영사는 전날(13일·현지시간)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의 근거 없는 정치공세로 총영사직을 사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12일 뉴욕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정치 편향적 발언'이라는 야당 의원의 지적에 "구체적으로 뭐가 정치적 편향이라는 말이냐"며 맞섰던 그였다. 
 
'부적절 행위에 대해서 사과할 용의가 없느냐'는 질문에도 "부적절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김 총영사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랬던 김 총영사는 "지난달 26일 외교부에 사의를 표명했고, 사표가 수리되면 공개하려 했다"면서 전날 뉴욕주재 특파원단에 이런 사실을 알린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돌연 사의 표명 배경에 최근 야당이 제기한 '김건희 여사 인맥' 의혹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앞서 지난 7일(한국시간) 한정애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과거 김의환 뉴욕 총영사가 만든 포럼에 김건희 여사도 참여했다"며 "김 총영사의 뒷배는 바로 김건희 여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총영사는 전날 입장문에서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반박하며 "이미 있었던 모임에 2016년에 알게 된 김 여사를 초대해 서너 차례 만났을 뿐이며 나중에 내가 미국으로 발령 나면서 그 모임도 끝났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김 총영사는 자신이 그렇게 능력 없는 사람이 아니라고도 항변했다. 뉴욕 총영사로 온 것이 누구의 힘으로 온 게 아니라 본인의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는 얘기였다. 
 
앞서 지난 8월 15일 김 총영사는 뉴욕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건국절 제정 운동'을 비판한 이종찬 광복회장의 기념사(대독)에 대해 "말 같지도 않은 기념사를 들으면서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김 총영사는 이어진 기념사에서 "오늘은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깊이 새기며 일제 강점으로부터 해방을 가져다준 미국에 감사를 표하는 날"이라며 "대한민국 내부의 종북 좌파 세력들을 분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국절 논란'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인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이 건국된 날로 기념하자는 주장에 대한 오랜 찬반 공방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지난 광복절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가 "건국절을 추진하거나 계획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논란이 이어져 결국 당일 광복절 행사가 찬반 진영으로 분리돼 열렸다.

결국 김 총영사의 발언으로 한국에서 벌어진 논란이 이역만리 떨어져 있는 뉴욕에까지 그대로 이어진 셈이 됐다.

당시 뉴욕 광복절 기념식에는 뉴욕주 상원 의원 등 미국 정치인도 있었고, 한국계 중·고등학생 20여 명도 자리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영사는 뉴욕 국감장에서 "나는 당당하고 특임이기 때문에 일반 외교부 공무원같이 눈치 보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해 "100% 공감하지 않는다"고 말한 조태열 외교부장관에 대해서도 "내가 외교부 장관이었으면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관장이 소신을 갖고 한 이야기이고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의 장본인이 도리어 큰소리를 친다'는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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