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자리센터. 연합뉴스고용 시장이 크게 둔화돼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다시 1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또 뚜렷한 사유 없이 일도,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음'을 선택한 수가 10월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84만 7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만 3천 명(0.3%)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 5월과 6월 10만 명을 하회하다 7월~9월에는 3개월 연속 10만 명대 증가에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결국 다시 1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전년동월과 같은 63.3%,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8%를 기록해 전월동월대비 0.1%p 올랐다.
15~64세 고용률은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10월 기준 가장 높은 기록으로, 지난 6월부터 5개월 동안 69.8~69.9%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 제공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 취업통계 특성을 고려해 전월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계절조정 취업자 수를 보면 2859만 7천명으로 전월대비 2만명 감소했다. 15~64세 고용률 역시 69.6%로 전월대비 0.1% 하락한 결과다. 다만 이는 앞선 4개월 동안 취업자 수가 증가했던 영향이 커보인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25만 7천 명), 30대(+6만 7천 명), 50대(+1만 2천 명)는 전년 동월보다 각각 증가했지만, 20대(-17만 5천 명), 40대(-7만 2천 명)씩 각각 감소했다. 특히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8만 2천 명이나 줄었고, 고용률도 45.6%로 0.8%p 하락했다.
산업별로는 내수 부진의 영향이 큰 도매 및 소매업(-14만 8천 명, -4.5%), 업계가 부진한 건설업(-9만 3천 명, -4.3%),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는 농림어업(-6만 7천 명, -4.0%) 등에서 많이 감소했다.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의 경우 3만 3천 명(-0.7%) 줄었다.
특히 도소매업은 2021년 7월(-18만 6천 명)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대 감소 기록이다. 도소매업에서는 8개월 연속, 건설업과 농림어업에서는 6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뒷걸음질쳤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9만 7천 명, 3.3%), 교육서비스업(8만 4천 명, 4.5%),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7만 7천 명, 5.7%) 등에서 주로 증가했다.
종사상 지위를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9만 1천 명(0.6%), 임시근로자는 10만 5천 명(2.2%)씩 증가했지만, 건설업 부진 속에 일용근로자는 10만 명(-9.9%)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7천 명(-0.5%), 무급가족종사자는 4만 9천 명(-5.2%)씩 감소한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만 4천 명(1.0%) 증가했다.
실업자는 67만 8천 명으로 전년동월대비 5만 1천 명 증가했다. 실업률도 0.2%p 상승한 2.3%를 기록했다. 특히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5.5%로 0.4%p 상승했고, 50대(1만 9천 명, 19.3%)과 40대(1만 8천 명, 19.2%)에서도 증가폭이 컸다.
이에 따라 경제활동인구는 2952만 5천 명으로 13만 5천 명(0.5%) 증가했고, 경제활동참가율은 64.7%로 전년 동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육아(-11만 2천 명, -13.4%) 등에서 감소했지만, 쉬었음(20만 7천 명, 9.2%), 가사(5만 명, 0.9%) 등에서 증가하면서 총 2만 1천 명 증가했다. 구직활동 없이 별다른 이유 없이 '쉬었음'을 선택한 인원은 10월 기준 역대 최고 기록으로, 지난 7월부터 4개월 연속 20만 명 이상 증가하고 있다.
구직단념자는 34만 6천 명으로 9천 명 감소했지만, 취업준비자는 2만 4천 명이나 감소한 63만 6천 명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고용률·경활률 역대 최고 등 주요 고용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이어갔으나, 2022~2023년 중 장기추세를 크게 상회하며 호조를 보였던 고용의 증가 속도가 조정받는 과정에서 건설업·자영업 부문 및 청년 등 고용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실질임금 증가 전환 등 민간소비 여건 점차 개선, 기저효과 등 감안시 11~12월에는 10월에 비해 고용 증가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