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2일 부산 금정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경지 후보(앞줄 가운데)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 제공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던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단일화를 위한 첫발을 뗐다. 이와 별개로 양당의 신경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성(민주당)·김호범(혁신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지난 20일 오후 직접 만나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 논의와 결정을 중앙당에 위임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양당은 중앙당에 협의 담당자를 지정한 상태며, 구체적인 협의는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조국혁신당 중앙당 관계자는 "양당 담당자가 정해진 건 맞고, 저희(혁신당) 쪽에서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민주당에서) 회신이 없어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양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조만간 김경지(민주당)·류제성(혁신당) 두 후보자 간 토론회를 열기로 잠정 합의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 토론회가 혁신당 조국 대표가 언급한 '단일화를 위한 토론회'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조 대표는 민주당에 여론조사가 아닌 후보 토론회를 통해 단일 후보를 정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민주당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은 "기존에 언급된 것처럼 단일 후보를 정하기 위한 토론회는 아니다"라며 "양당 후보 공약을 알리고, 양당이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정책 공조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토론회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신당 김호범 부산시당위원장은 "양당 시당위원장이 상대방 후보에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토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후보를 단일화하는 데 동의한 상황에서 토론 없이 그냥 (단일화)하는 건 이상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를 놓고 양당 간에 유의미한 합의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실제 단일화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두 당 모두 이번 선거는 쉽사리 양보하기 힘든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2기 지도부 첫 선거인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내야 하며, 비례정당인 혁신당은 조국 대표의 고향이자 창당 선언을 한 부산에 지역 기반을 꾸릴 절호의 기회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그런 만큼 양당의 신경전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22일 부산 금정구 김경지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민주당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지금 단일화 얘기가 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린다. 이곳의 단일 후보는 민주당 김경지 후보가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적 중대시기에 국민적 관심사의 국회 의결에 빠지는 소탐대실은 엄히 비판받아야 한다. 무엇이 중한지를 가리는 감각도, 왜 비판받는지를 성찰하는 염치조차 잃었다면 이미 고인물을 넘어 상하기 시작한 물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혁신당 조국 대표 등이 '김건희 특별법' 본회의 표결에 불참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이에 대해 혁신당 조국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혁신당에 대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 비방하는 분이 있는데, 과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경쟁해야 한다"라며 "민주당이 집권한 호남에서 정치 혁신을 열망하는 데 대해 부응하는 게 어찌 상하기 시작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부산 금정에서 공개토론 후 단일화하자고 여러 번 제안했으나, 이 순간까지 아무 답이 없다. 이것이 맞는가"라며 "조국혁신당 비난보다는 어떻게 협력할지 더 고민하자. 공동선대위를 꾸려 단일후보를 위해 같이 뛰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