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디언 인터넷판이 6일 개봉한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을 주요 기사로 다루고 있다.
영국 가디언이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을 다룬 장문의 기사를 인터넷판에서 주요 기사로 배치해 주목된다.
가디언 인터넷판은 6일 저스틴 맥커리 도쿄특파원이 서울에서 작성한 '한국 영화, 삼성반도체공장과 질병의 연관성을 집중 조명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사진과 함께 메인페이지에 실었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의 모티브가 된 황상기 씨 딸 고(故) 유미 씨의 사연을 전하면서 이 영화가 10년 동안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한 남자를 조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가디언은 이 영화에 대한 삼성의 반응을 비교적 자세하게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영화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를 꺼리면서도 영화의 몇몇 장면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이 문제를 삼은 것은 삼성전자 본사 앞 유가족들의 침묵시위를 물리력으로 막은 것과 삼성 직원들이 황 씨 가족을 미행한 장면 등이다.
또 삼성 관계자는 반도체공장에서의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 발병비율은 한국 평균보다 오히려 낮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단체인 '반올림'에 따르면 유미 씨와 동료들이 걸린 희귀한 백혈병은 한국에서 20세에서 29세 사이의 인구 10만명당 단 4.2명만이 걸린다는 주장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삼성은 가디언에게 "삼성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늘 그래왔듯이 삼성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삼성은 또 "고인이 된 삼성 가족에 대해 깊이 애도하고 병마와 싸우고 있는 분들께도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삼성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3년간 진행한 연구와 미국 컨설팅 회사인 '인바이런 인터내셔널(Environ International)'의 조사 등을 포함한 독립적인 연구결과는 노동자의 질병과 작업환경 사이의 상관관계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우리 반도체 설비는 국제적으로 최고수준의 노동과 환경기준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삼성가족 모두를 위해 가능한 최고수준의 노동과 환경기준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이와 함께 황상기 씨와 김태윤 영화감독과의 인터뷰도 실었다.
황 씨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전문가와 신문과 방송 등 언론사에 도움도 청하고 내가 알아낸 자료도 보내봤지만 그들은 한결같이 '삼성과 싸워서는 이길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밝혔다.
특히 가디언은 이 대목을 소개하면서 '아주 겁 많은 한국 언론(a largely timorous South Korean media)'이라는 표현을 써 눈길을 끌었다.
김태윤 감독은 먼저 "친구들은 '영화감독으로서 위태로워질 수 있으니 영화를 만들지 말라'고 했다"며 한 일화를 소개했다.
CBS노컷뉴스 변이철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