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동안 남북회담 실종
- mb이후 6년간 남북 관계 내놓을 게 아무것도 없어
- 2월 이산 가족 상봉 낙관 어렵지만 한번은 할수 있을 듯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2월 3일 (월)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동영 (前 통일부장관)
◇ 정관용> 북한이 오늘 오전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서 ‘5일이나 6일 적십자 실무접촉 갖자’ 이런 전화통지문을 보내왔고. 우리 정부는 ‘5일에 열자’ 이런 뜻을 전달했습니다. 우리가 2월 17일부터 이산상봉 합시다. 실무접촉합시다라고 한 것에 대해서 5일 동안 답이 없다가 이제 실무접촉을 수용한 건데요. 북한의 속내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번에는 정말 이산가족 상봉될까. 한번 전망해 보겠습니까?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정동영> 네, 안녕하세요. 정 교수님.
◇ 정관용> 네. 설 잘 쇠셨어요?
◆ 정동영> (웃음) 설 잘 쇠셨습니까?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정관용> 5일 동안이나 답이 없었고 원래 우리가 실무접촉 1차로 제안한 날짜를 훌쩍 지나가지고서야 답을 보냈는데, 왜 이렇게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 정동영> 북이 말하기를 ‘먼저 선제적인 평화조치를 취하겠다’ 이렇게 했기 때문에. 저는 이산상봉 대화 제안한 것은 그런 연장에 있다고 보고요. 다만 그 사이에 서해5도 사격훈련 문제를 가지고 옥신각신했지 않습니까?
◇ 정관용> 네.
◆ 정동영> 그래서 며칠 동안 대꾸를 안 한 것은 거기에 대한 반응으로 보이는 건데요. 이산상봉하자면서 사격훈련, 이건 안 맞는다는 거죠. 어쨌든 다시 실무접촉을 하자, 이렇게 나오긴 나왔는데.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한 번의 이산상봉도 상징성이 있습니다만 그러나 이 이산상봉 문제와 함께 남북관계에 큰 틀이 움직여야 하는데.
◇ 정관용> 그렇죠.
◆ 정동영> 이 점은 안 보인다는 게 좀 답답하다는 거죠. 이산상봉 문제만 하더라도 지금 직계가족이 적십자사에 신청한 가족이 13만 명인데 그사이에 지금 6만 명이 돌아가셨어요. 첫 번째 정상회담 이후에. 그래서 연로하신 분들의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서도 제도화, 정례화 이런 게 시급한 데, 이건 남북관계의 큰 틀이 움직여야 되는 거거든요.
◇ 정관용> 어쩌다 한 번 이렇게 100명씩 만나서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렇죠?
◆ 정동영> 네.
◇ 정관용> 그런데 그나저나 일단 100명이라도 일단 만나야 제도화도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관심을 갖는 건데. 지금 우리 정부는 ‘17일부터 22일 사이에 금강산에서 합시다’라고 구체적인 제안까지 해 놓은 상태인데. 우리 정동영 전 장관 보시기에는 이거 가능할까요? 북한이 좀 미루려고 하지 않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정동영> 위태위태해 보이기는 합니다. 왜냐하면 2월 중순에 군사훈련이 예정돼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22일 이후에 한-미 합동 군사연습이 있습니다.
◆ 정동영> 그래서 이제 남쪽 정부, 우리 정부는 대통령 1주년 취임식 전에 이산상봉 성과를 만들어내고자 하겠죠. 북으로 봐서는 또 그게 이쪽의 아킬레스건일 테니까 이걸 근거로 군사훈련 문제에 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래서 낙관하기는 어렵지만 문제는 뭐, 한 번은 될 수 있겠죠, 한 번은. 한 번하는 걸로는 한계가 있다는 거죠.
◇ 정관용> 키 리졸브 훈련이나 독수리 훈련 이런 등등은 정례적으로 해 오던 북의 공격에 대비한 방어훈련이다 한-미 양국 당국은 그런 입장이면서 정례적으로 해오던 훈련을 북의 이런 주장 때문에 안 할 수 없다, 이런 주장인데. 정동영 전 장관은 어떻게 보십니까?
◆ 정동영> 정례훈련은 하기는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남북관계를, 지난 6년은 대결국면이었거든요. 대결국면을 이제 대화국면으로. 지난 6년 동안은 사실, 남북 간의 적십자 접촉이라든지, 개성공단 실무접촉이라든지, 이런 실무자 선에서의 접촉이지, 본격적인 남북 정치회담, 정치성을 띈 남북회담은 실종됐거든요. 대화국면은 실종됐던 거죠. 이것을 복원할 의지가 있느냐 하는 거죠. 남북관계를 큰 틀에서 움직여갈 경우에는 이런 정례훈련이 문제가 안 되는 거지만, 이렇게 대결국면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속에서는 계속 악순환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핵심문제는 과연 이 대화국면으로의 전환의 의지가 있는 거냐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런 의지가 있다면 훈련을 하더라도 뭐 어떤 규모라든가 방식을 조금 바꿀 수도 있다, 이런 말씀?
◆ 정동영> 여러 가지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겠죠.
◇ 정관용> 과거에 그렇게 고위당국자 간 회담 같은 것들이 있을 때 훈련의 유연성을 발휘한 사례들이 있었습니까?
◆ 정동영> 예를 들면 20년 전에도 남북기본합의서 발의돼서 1년 동안에 100여 차례의 회담이 있을 때는 팀스피리트 훈련도 안 했습니다. 팀스피리트 훈련이 재개되면서 남북관계가 또 깨지고 그랬었죠. 또 제가 통일부장관을 하던 때에도 북쪽이 제일 괴로워하는 거,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이런 한-미 군사연습입니다. 그래서 남북관계가 한 단계 발전하면 우리가 계속 연기할 수 있다. 그리고 서로 대화도 하고 터놓고 한 경험들이 있죠.
◇ 정관용> 그렇군요. 과거의 사례는. 지금 가장 안 좋은 전망은 5일날 적십자 실무접촉을 하기는 하는데 북한에서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해라. 그거 먼저 선언해라’ 이렇게 요구하고. 우리는 ‘그럴 수 없다’ 이렇게 얘기하고. 이게 가장 안 좋은 전망이거든요.
◆ 정동영> 적십자 실무접촉선 그 수준에서 얘기할 수준의 얘기는 아닙니다. 실무접촉은 그런 대로 잘 진행되지 않을까 싶은데, 좀 더 높은 단위에서는 이런 문제가 제기될 수 있겠죠.
◇ 정관용> 그나마 이제 연초가 되면서 김정은의 신년사에서도 그렇고 우리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그렇고 남북관계에 대한 언급들이 그나마 과거보다는 조금 전향적인 자세로 나타나서 그 후에 이산상봉 등등을 둘러싸고 아주 아슬아슬하기는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끈은 이어져가고 있는, 그런 분위기 같은데. 어떻게 진단하세요?
◆ 정동영> 남북 모두 필요가 있죠. 지금 작년 말에 장성택 처형사건 있을 때 중국의 외교부장이 미국의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서 걱정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논의했을 때,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이게 굉장히 모멸적인 상황입니다. 한반도 문제는 한반도 당사자들 간에 처리해야 할 문제 아니겠어요? 중국의 문제는 중국 사람이, 미국의 문제는 미국이 하듯이. 그런데 강대국들이 한반도 문제를 놓고 걱정해 주는 건 좋지만, 그렇듯이 지금 한반도 주변에 파도가 높은데 남과 북이 서로 이렇게 등을 돌리고 있으면 원든, 원치 않든 간섭을 초래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반도 문제에 관해서 얼마나 지금 골치 아픈 문제들이 있습니까? 핵 문제를 포함해서. 여기에 대해서 등 돌리고 있는 한 한 발짝도 못 나갑니다. 그런 속에서 계속 북의 급변 사태 운운하고 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 거죠. 북은 오히려 남쪽보다 더 지금 급한 처지다 이렇게 볼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어쨌든 장성택 사건 때 보면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이 지금 검증되지 않았지 않습니까?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국제사회에 있고. 어쨌든 경제문제도 녹록치 않을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대외관계가 안정이 안 됐거든요. 북-중 관계라든지 북-미 대화도 지금 안 돼 있는 거고. 거기에서 남북관계의 성의를 보일 필요가 있단 말이죠. 중국도 미국도 남북관계를 개선하라, 이렇게 압력을 넣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어떤 면에서 보면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절호의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지난 6년 동안의 대결국면을 대화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는 타이밍이라 이렇게 봅니다마는,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과 입장이 정리되어야 하는데, 과연 그런 입장이 정리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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