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열차표를 사기 위해 줄서 기다리고 있다. (황진환 기자)
직장생활 4년 차인 A(37·여) 씨는 이번 설 근무표를 보고는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설날 당일 근무자에 자신의 이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업무 특성상 명절 중 하루는 반드시 근무를 해야 하는데, 결혼 3년 차인 주부 A 씨 입장에서는 '시월드'에 가야 하는 당일에 근무를 하고 싶었던 것.
A 씨는 지난해 추석에는 당일에 근무가 잡혀 시댁에 가지 않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 진한 실망이 들었다고 했다.
A 씨는 "어차피 연휴에 직장에서 일해야 한다면 시댁에 가야 하는 명절 당일에 일을 하고 싶었다"면서 "명절 당일에 시댁에서 일하나 회사에서 일하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라고 아쉬워했다.
"명절 일을 피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는 A 씨는 "시댁에서 음식을 많이 하지는 않아 몸이 많이 힘들지는 않지만 시댁에서는 말이나 행동이 조심스러워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크다"고 하소연했다.
A 씨는 명절 당일은 물론 전날에도 시댁에 가서 일해야 하는 '암묵적인' 규칙이 불합리하다고 느꼈다.
친정에는 명절에 음식을 많이 해서 일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한 명절 전날에는 친정에 가서 일손을 돕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결혼 뒤 지켜본 시부모님들도 생각이 열려 있고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조심스럽게 이런 '제안'을 했지만 오판이었다.
A 씨는 "합리적으로 의사소통될 거라고 생각해 말씀드렸는데 시어머니가 무척 당황하시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29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경부고속도로 신갈분기점 하행선이 귀성 차량들로 가득 차 있다. (송은석 기자)
◈ 명절 당일 근무도 새로운 갈등 요인되기도A 씨처럼 명절 당일 근무를 바라는 '직장 주부'들은 주로 주부들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CBS노컷뉴스 이대희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