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영국까지 건너갔다.
'안녕' 대자보를 처음 시작한 학생 중 한 명인 고려대 철학과 강태경(26) 씨는 16일 한국 철도 민영화 반대를 지지한 영국 국제운수노련(ITF), 영국공공노조(Unison), 영국철도해운노조(RMT)에 화답 자보를 보냈다.
지난 9일 영국철도해운노조 칼슨 링우드 노조 집행위원장이 런던 한국대사관 앞에서 한국 철도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의미로 삭발식을 한 데 따른 것이다.
강 씨는 "삭발로 한국 철도 노동자를 응원했던 링우드 씨의 '머리는 좀 차가워졌지만 가슴은 뜨겁다(My head will be a bit cold, but my heart is warm)'라는 말에 화답하는 자보를 보낸다"며 서두를 시작했다.
이어 "이번처럼 국적, 인종을 넘어 타인에게 연대하고 공감하는 능력이야말로 우리 인류가 이룩한 문명의 척도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전세계적인 공공재의 사유화를 막기 위한 싸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적었다.
또 "한국의 철도공공성을 향한 싸움이 이 지구에 사는 세계인의 문제와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우리 모두의 안녕을 위해 인류가 연대하는 상상을 해본다"고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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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는 "캄보디아와 방글라데시에서 벌어진 무력진압에 의한 희생에 애도를 표한다. 그들의 희생에 우린 안녕하지 못하다"는 말로 끝맺었다.
이 자보는 영어로도 번역돼 영국을 방문한 재즈가수 허소영 씨의 손을 통해 링우드 노조 집행위원장에게 직접 전달됐다.
앞서 강 씨 등은 고려대 경영학과 주현우(28) 씨와 함께 지난해 12월 10일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안녕' 대자보를 처음 붙이면서 이 운동을 시작했다.
'안녕' 대자보가 폭발적 반응을 일으킨 뒤 현재까지 최소 800여 개의 대자보가 곳곳에 부착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들은 대자보들을 한 데 모아 단행본으로 발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영국 철도해운노조에 전달된 화답 대자보 전문.[국제운수노련, 영국 공공노조, RMT(영국철도해운노조)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저는 안녕들하십니까 운동을 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런던 한국 대사관 앞에서 머리를 삭발하시는 '칼슨 링우드'씨를 보았습니다. "머리는 차갑지만 가슴은 뜨겁다!"는 유쾌한 한마디에 저 역시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이번 기회에 저는 ITF를 알게 되었고 전세계적인 공공재의 사유화를 막기 위한 싸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철도공공성을 향한 싸움이 이 지구에 사는 세계인의 문제와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번처럼 국적, 인종을 넘어 타인에게 연대하고 공감하는 능력이야말로 우리 인류가 이룩한 문명의 척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의 안녕을 위해, 철도의 공공성을 위해 앞으로도 힘내세요! 지구의 가장 낮은 곳부터 채워가는 넓은 바다와 같이 인류가 연대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캄보디아와 방글라데시에서 벌어진 무력진압에 의한 희생에 애도를 표합니다. 그들의 희생에 우린 안녕하지 못합니다.
p.s 링우드씨 모자 잘 쓰고 다니세요. 감기 걸려요^^
Without International Solidarity We Can't be Fine!
(국제적인 연대 없이는 우리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안녕들하십니까, 강태경.
--영어 번역본( English translated ver. Poster)
[Dear everyone at International Transport Workers’ Federation and UNISON, RMT How do you do?]
My name is TaeKyung Kang. I am one of the participating students of the How Are You All Doing? movement in Korea. I saw Mr. Karlson Lingwood shave his hair in front of the Korean embassy in London on the Internet the other day. I was deeply inspired by his humorous remark "My head will be a bit cold, but my heart is warm."
It was through this news I got to know about ITF for the first time and how people have been struggling to prevent privatization of public goods around the world. I feel that Korea's fight for the public nature of our railway is closely related to similar problems around the world. And I also realize that the ability to band together and empathize with one another regardless of nationality and race as we do these days is the true yardstick of our civilization.
Please continue to take heart for the well being of all of us and for every railway's public concern! I sincerely dream of the whole world in solidarity just like the ocean that touches all corners of the Earth as one.
Lastly I wish to express my condolences for all those sacrificed in armed crackdowns that took place in Cambodia and Bangladesh. Their sacrifices are also the reasons why we are not doing well.
p.s. I hope you have warm enough hat, Mr. Lingwood. Be careful not to catch a cold!
Without international solidarity we can't be okay!
Yours sincerely,
TaeKyung Kang
CBS노컷뉴스 김지수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