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선거철 반복되는 고위공무원 '명퇴'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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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새로운 정부가 자리를 잡거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관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고위공무원의 명예퇴직이다.

하지만 거액의 명퇴금을 받은 뒤 산하기관에 재취업하거나 업무공백에 따른 행정차질 등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 "산하기관 재취업 불법청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최근 사표를 제출한 국무총리 비서실 및 국무조정실 1급 고위직 공무원 10명 가운데 5명이 사직 처리됐다. 이 가운데 자격 요건이 되는 3명은 명예퇴직 절차를 밟았다.

지난해 말 안전행정부에서도 1급 간부가 명예퇴직 하는 등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고위공무원들의 명예퇴직이 잇따르고 있다.

정년이 3년 6개월 남은 한 퇴직 공무원은 관련 규정에 따라 명퇴금 8천만원을 받았다. 정년 잔여기간이 많이 남았으면 명퇴금은 1억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고위 공무원들의 명예퇴직은 조직의 새바람을 불어넣고 인사적체에 숨통이 트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반면 경험이 풍부한 고위공직자들의 조기명퇴는 조직안정과 업무 활성화 차원에서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명퇴금을 챙기고 곧바로 산하기관에 취업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 박남춘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경기도청에서 공기업 등으로 재취업한 퇴직자들은 32명에 이른다.

재취업자 가운데 부지사급 고위직의 경우 남은 잔여기간에 따라 최소 4,600여 만원에서 최고 9,200여만원의 명퇴수당을 챙겼다.

재취업자들은 경기도시공사, 경기관광공사, 경기평택항만공사 등의 대표와 간부급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현직때보다 많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도 정년 1~2년을 앞두고 산하기관 등으로 자리를 옮긴 5급 이상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씩의 명퇴수당을 지급했다.

재취업 산하기관은 시설관리공단, 환경시설공단, 대구의료원 등으로 1인당 2,000만원에서 6,500만원까지 명퇴수당이 지급됐다.

경실련 김삼수 정치입법팀장은 “명퇴금까지 챙기고 산하기관에 재취업하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문제고 불법청탁, 로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퇴임 후 재취업한 공무원들이 퇴직 당시 남은 공무원 정년보다 더 오랜 기간 고용을 보장받고도 명퇴수당을 챙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자들의 사퇴가 이어지면서 일부 행정 공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춘천시의 경우 이광준 시장과 전주수 부시장이 출마 선언을 하며 사퇴했고 광주광역시에서는 구청장 출마를 위해 공무원 3명이 명예퇴직 했다.

또 박정오 안산부시장과 홍승표 용인부시장도 지방선거 출마를 이유로 명예 퇴직했다. 공직자들의 지방선거 도전은 공직 경험의 잇점을 살릴 수 있다는 정서가 깔려있다.

공무원 명예퇴직의 장점을 살리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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