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성탄 맞아 치유·평화 기원하고 온정 나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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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해결 기원…악천후·소비심리 위축에 우울한 풍경도

눈앞에 다가온 성탄절을 맞아 지구촌 곳곳에서 치유와 평화를 기원하는 목소리가 울리고 있다.

재해와 분쟁, 경제난이 각국에 드리운 그림자 속에서도 시민들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며 잠시나마 고단한 삶을 잊을 수 있기를 기원했다.

◇상처 딛고 일어서는 재해지역…온정에 훈훈함도

지난달 초대형 태풍 하이옌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필리핀 레이테 섬 주민들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되새기고 있다.

레이테 섬 팔로시(市)에 사는 릴리안 베르나베(50)는 크리스마스 당일 친정어머니 집에서 친척들과 간단한 점심을 들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전했다.

여전히 전기와 수도는 끊겼고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기대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지만, 서로 안부를 물을 시간으로 삼을 생각이라고 그는 말했다.

타클로반 레이테 국립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는 메리 앤 파쿠레(32)의 가족도 빠듯한 생활비를 아껴 마닐라행 비행기표를 샀다. 친척들과 모두 모여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서다.

그는 들뜬 목소리로 "우리 모두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며 "이런 재난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은 축복이라고 느낀다"고 전했다.

크리스마스는 사람들 사이의 '온정'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도 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 리딩에서는 지난 21일 백혈병으로 생명이 꺼져가는 소녀의 소원을 들어주려고 1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모여 캐럴을 불렀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앓는 레이니 브라운(8)이 메이크어위시재단의 주선으로 컨트리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디오 채팅을 하던 중 캐럴을 듣고 싶다고 말한 게 계기였다. 그는 최근 살 날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집앞 거리를 가득 메웠고, 브라운도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사진을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려 감사를 표했다.

미국 농무부(USDA)는 23일 산타클로스와 순록들의 미국 입국을 허용하고 동물 반입 때 필요한 검역 절차를 면제한다는 재치있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분쟁 지역 사람들을 돌아보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비정부기구(NGO)인 '팔레스타인을 위한 정의'(JFPM)의 베이시 블라즈나 박사는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내는 성탄절 호소문을 기고했다.

그는 "오늘날 이스라엘의 '헤롯왕'들은 국제법을 위반한 봉쇄 정책으로 가자지구를 '지구상의 지옥'이자 '야외 강제수용소'로 만들었다"며 "가자지구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연합(AU)은 내전 위기로 치닫는 남수단의 모든 세력이 크리스마스 기간에 인도주의적 목적을 위해 즉각 휴전할 것을 촉구했다.

◇날씨도, 소비심리도 '꽁꽁'…우울한 크리스마스

영국과 미국 등 일부 지역에서는 악천후로 많은 이들이 전기가 끊기고 발이 묶이는 등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될 처지다.

영국 스카이뉴스와 BBC는 크리스마스에 앞서 영국을 휩쓴 폭풍우로 2명이 숨졌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간당 140km에 이르는 강풍으로 8천여 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한창인 런던 하이드파크와 큐가든 식물원도 23일 안전을 위해 문을 닫기로 했다.

미국 북부의 미드웨스트 지역 및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역에도 눈폭풍이 몰아쳤다. 미시간, 뉴욕주 북부, 뉴잉글랜드주의 40만 가구 및 업체에 23일 오전까지 정전 피해가 이어지고 있으며 항공편 300여편이 결항되고 6천편이 지연 운행됐다.

캐나다 동부 지역에도 얼음비가 내려 도로와 보도가 결빙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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