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 (자료사진)
홍준표 경남지사가 차기 도지사 선거 경쟁자인 박완수 창원시장에 이어 민주당 소속인 김맹곤 김해시장과도 잇따라 대립각을 세우면서 행정을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 "홍준표 지사, 김맹곤 김해시장에게는 절대 줄 수 없다고 했다"경상남도는 지난 1996년 민간투자자인 롯데와 공동으로 김해시 장유1동에 김해관광유통단지 87만8000㎡ 조성을 시작해 17년만인 지난 5월 투자비 지분 정산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도는 지난 7월 관광유통단지 전체 지분 중 37.8%인 2,883억원을 롯데로부터 받았다. 경남도가 투자한 금액은 1207억원으로, 1,676억원의 이익을 남긴 것이다.
김해시는 이 과정에서 유통단지 주변 도로 개설과 토지보상 대행 등을 통해 사업 진행을 도왔다.
김해시는 유통단지 주변인 장유1동 신문~강서 가락간 도로 개설비 619억원과 관동교~유통단지간 도로 개설비 24억원, 율하~신문간 도로 개설비 38억원, 해당 토지 재산세 감면 192억원 등 모두 873억원을 투자했다.
또, 사업이 장기간 실시되면서 만성적인 교통체증이나 생활불편, 영농 상실에 따른 갈등 등 집단민원이 발생할 때마다 시가 나서 민원을 해소시키고 보상업무를 대행하는 등의 행정지원을 벌여 왔다.
이에따라 전임 김두관 지사는 "분배 형식으로 김해시에 지원하겠다"고 공식약속을 했다.
그리고 김해시는 지난 9월부터 경남도에 내년도 예산안 중 장유지역 각종 사업 보조금 명목으로 777억원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남도는 내년 경남도 예산 편성에서 단 한 푼도 반영하지 않았다. 도는 "긴축재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내막은 달랐다. 홍준표 지사가 막은 것이었다.
김해시 장유발전협의회 박경백 회장은 "지난 달 25일 경남도청에서의 홍준표 지사와의 면담 자리에서 홍 지사가 김맹곤 시장에게는 절대 줄 수 없다. 지금 이익금을 주면 시장이 모두 자신의 치적으로 삼는 등 정치적으로 악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내년 선거가 끝나고 나면 주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선거를 앞두고 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같은 일이 벌어져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유주민자치협동조합 이영철 위원장은 "홍 지사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다른 정당 소속인 김해시장의 입지를 약화시키려기 위해 김해시민들을 볼모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홍 지사는 도지사 업무를 내팽겨 치고 정치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해시도 "전임 도지사가 약속한 사안을, 당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지키지 않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시는 "보조금은 장유 지역민들을 위해 당연히 쓰일 예산인데, 이를 김해시장의 치적 쌓기용으로 쓰인다고 보고 주지 않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 도지사 경쟁자인 박완수 창원시장도 흠집내기 계속…"볼썽 사납다"홍 지사는 최근 차기 도지사 선거에서 새누리당 경선에서 경쟁해야 할 박완수 창원시장과도 사사건건 갈등을 빚고 있다.
창원시의 웅동지구 개발사업에 중복투자계획을 밝히며 찬물을 끼얹는가 하면, 특정감사와 종합감사를 잇따라 실시하면서 박완수 시장 망신주기용 표적감사란 지적을 받기도 했다. 감사결과를 두고서는 양측이 소송전까지 벌이고 있다.
이처럼 홍 지사가 인근 자치단체장들과 잇단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두고, 행정력을 차기 지방선거 등 정치적으로 악용한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차윤재 마산YMCA 사무총장은 "도지사가 공적인 업무를 가지고 흠집 내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 볼썽사납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