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혐의 등으로 낙마한 중국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의 지지자들이 결성한 정당에 대해 최근 중국 당국이 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16일 보도했다.
보시라이 전 서기 지지자들은 지난달 초 '헌법이 최고의 권위'라는 의미의 '중국 즈셴당(至憲黨)'을 결성하고 보 전 서기를 종신 당수(당 대표)로 추대했다.
그러나 베이징(北京)시 민정국은 지난 2일 '금지 결정서'를 통해 즈셴당이 등록하지 않고 사회단체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는 '사회단체 등기 관리 조례'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금지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왕정(王錚) 등 즈셴당 대표들은 현행 법률상 사회단체는 등록과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정당은 그렇지 않다면서 즈셴당이 사회단체가 아니라 정당인만큼 민정국이 금지 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다면서 지난 9일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왕정은 만약 "당국이 금지 결정을 집행한다면 이는 전 세계에 '중국 공산당과 8대 민주당파(공산당의 지시를 받는 중국 8개 정당을 일컫는 표현)도 불법 조직임'을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왕정은 또 "당국이 보 전 서기의 영향력을 두려워하고 이런 식으로 정당 설립을 허용하면 다른 정치단체들도 정당을 설립하게 될까 봐 두려워하기 때문에 금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헌법에는 정당 설립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현재 공산당 외 '8대 민주당파'로 불리는 중국국민당혁명위원회와 중국민주동맹, 중국민주건국회 등 8개 정당이 등록돼 있으나 이들은 모두 공산당의 협조기관 형식으로 운영돼 독립 정당으로 보기는 어렵다.
지난 1998년 반체제 인사들을 중심으로 중국 민주당이 결성됐으나 당국의 탄압을 받아 핵심 구성원들이 모두 투옥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