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7시면 PC강제종료"…노사 자주 만나니 이런 일도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0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노사문화가 신(新)경쟁력 ③ ] 매주 만나서 대화하는 노·사 대한주택보증

대한주택보증 노사상생발전 공동 선언문 체결 대한주택보증 제공

 

얼마 전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을 촉발시켰다. 한 기업의 노사문화가 기업의 이미지는 물론 제품판매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제 노사관계는 더 이상 대립과 투쟁의 관계만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오히려 훌륭한 기업의 노사문화는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시대가 됐다. 노사문화는 어떻게 기업경쟁력과 연결되는가. 노사문화 ‘히든 챔피언’들의 사례를 통해 그 노하우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장시간 근로 없애기 위한 노·사 합작품 'PC OFF'

“회사 위해서 일하는 건 좋지만 야근을 자주 하다보면 가족과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쉬어야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오는건데…”

일주일에 3일, 저녁 7시만 되면 자동으로 PC가 꺼진다. 직원들은 수요일과 금요일은 7시가 되면 무조건 퇴근을 해야 하고, 하루는 자유의사에 요일을 정할 수 있다. 부서별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PC를 끄지 않으면 안된다.

PC OFF(오프)를 도입하기까지 쉽지는 않았다.

업무량이 많아 야근이 잦을 뿐 아니라 공공기관 특성상 상사가 퇴근하지 않으면 아랫사람이 먼저 퇴근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노조는 장시간 근로 관행을 깨고 직원들이 ·가정을 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로 작년 말 PC오프제 도입을 요구했다.

대한주택보증 노동조합 양호윤 부위원장은 “근로시간 정상화를 위한 것이죠. 공공기관 총액인건비 안에 묶여 있기 때문에 야근을 해도 대가를 받지 못했어요"라며 PC오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처음에 회사는 난색을 표했다. 임원진들이나 오랜 경력의 직원들은 ‘일이 있어서 일을 하는데 밤낮이 어디 있느냐?’라는 반응이었다.

또 PC오프를 통해 일이 남았는데도 정시 퇴근을 하게 되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인사 노무팀 직원들은 노조가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필요성에 공감했고, 임원들을 꾸준히 설득시켰다. 그 결과 노사 협상을 통해 PC오프제를 도입하게 됐다.

PC오프가 도입되면서 직원들의 만족도나 호응이 매우 높았고, 짧은 시간에 집중력 있게 근무를 하게 되면서 부동산 침체 위기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회사의 수익은 늘어났다.

◈ 잦은 스킨십이 서로의 간극 줄여

PC오프를 도입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노사의 잦은 ‘스킨십’ 이었다.

대한주택보증의 노무복지팀 강원석 팀장은 농담을 섞어가며 “노조가 우리 오는 걸 반기지는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자주 봐야 서로의 사정도 알게되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에도 2~3번씩 만나서 얘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사실 강 팀장은 초창기 노조 창립 멤버기도 하다. 지금은 순환보직으로 노조를 상대로 협상하는 위치에 놓였지만 과거 노조 경험이 노조의 입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노조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할 때는 적극 수용하고 간부들한테 전하고 설득한다.

양호윤 부위원장은 “대화 필요성 공감하죠. 현안이 있을때 대화를 하기 보다는 평소 대화를 해 놔야지. 현안 있을 때만 만나면 사전에 공감대 형성이 어려울 수 밖에 없어요”라고 공감했다.

비공식적인 만남 외에도 노사는 노사협의회 기구를 통해 매주 1회씩 만난다, 지난해 노사협의회 명목으로만 41차례에 걸쳐 만났고 노사 TF, 노사간담회 등의 공식적인 만남까지 더하면 한 해 동안 80여회의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