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동신문)
- 나눠가졌던 권력, 김정은에게로
- 장성택 권력찬탈 시도 안했을 것
- 김정은 친위세력구축 상당시간 걸릴듯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12월 13일 (금)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세현 (前 통일부장관)
◇ 정관용> 북한의 장성택 처형. 오늘 새벽부터 지금 온 나라를 뜨겁게 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또 남북관계는 어떻게 변화할지. 전 통일부장관을 지내셨죠. 원광대학의 정세현 총장 전화해 모십니다. 안녕하세요, 총장님?
◆ 정세현>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오늘 대대적으로 북한이 라디오, 신문 심지어 오후엔 TV까지 판결문 내용을 조목조목 다 지금 보도를 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종파를 만들어서 권력을 찬탈하려고 했다. 어느 정도 이런 발언에 신빙성을 두십니까?
◆ 정세현> 아니 뭐 발표한 대로 믿어야지 도리 있습니까? 왜냐하면 현장에 정보가 없고. 일종의 권력투쟁 문제이기 때문에 패자가 다 모든 것을 뒤집어쓰게 돼 있는 게 권력투쟁 아니에요? 그러니까 일단 뭐 장성택이 실각했다. 그리고 처형됐다. 그것만이 확실한 사실이고 그거에 근거해서 앞으로 남북관계나 이런 것을 전망하는 게 낫지 사실관계는 다 확인할 능력이 없습니다.
◇ 정관용> 실제로 권력찬탈하려고 했는지 안 했는지 그건 사실 지금에 와서는 별로 중요치 않다?
◆ 정세현> 그런데 찬탈까지 시도를 했겠는가 하는 데는 의문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북이 삼대째 이렇게 세습이 되어 가는 상황에서 김일성의 혈족이 아니면 지도자가 될 수 없는 것으로 정치사상 교육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과연 그 사위가 또는 그 매제가 또는 고모부가 그 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지. 그거는 북한의 정치사상이나 정치문화 차원에서 볼 때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찬탈 그건 나는 뒤집어씌우는 죄목이라고 보고. 그만큼 그런 죄목을 뒤집어씌워서 장성택을 제거해야 될 어떤 권력 내부의 필요성이 있었는지 그거는 다시 한 번 볼 필요는 있죠. 필요성은 있었다고 볼 수 있죠.
◇ 정관용> 김일성 때도 김정일 때도 이런 대규모 숙청이 있었습니다만 이번에는 워낙 격을 상당히 달리하는 장성택이 그 대상이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두 가지 시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장성택을 숙청하는 걸로 봐서 김정은 체제가 완전히 확고화됐고 공고화됐다라고 보는 쪽도 있고. 반대로 이번 판결문이나 이런 내용들을 볼 때 아직 좀 불안하다는 것의 반증 아니냐. 이렇게 보는 것도 있고. 우리 총장님께서는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불안하다고까지 보지는 않고요. 뿌리가 상당히 깊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굉장히 대대적으로 연일 그리고 아주 상세하게 죄목을 공개하면서 주민들의 장성택에 대한 비난까지 보도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그만큼 장성택의 지지세력이 내부에 있다는 얘기고. 그래서 제거를 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김정은의 권력은 이제 안정으로 들어가는 거 아니냐. 그동안에는 오히려 불안했다기보다는 조금 권력을 나눠가졌던 측면이 있었다고 봅니다.
◇ 정관용> 약간 나눠가졌다가 이제는 완전 1인 지배체제로 확고화되고 있다. 이런 해석이시군요?
◆ 정세현>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그 장성택 사단도 만만치 않다고 들리지 않습니까? 2만 명에 달한다는 얘기도 있고.
◆ 정세현> 네.
◇ 정관용> 그러면 앞으로 이런 숙청이 계속 이어지고 당, 군, 정부 내부의 세대교체라고 할까요. 아니면 김정은 친위세력 구축이라고 할까요. 이런 과정이 상당기간 이어질까요?
◆ 정세현> 상당히 이어질 수밖에 없죠. 그러니까 저는 그 주민들의 장성택 매도 측 발언이랄까 이런 것이 방송에도 보도되는 것을 보면서 ‘아, 저것을 보니까 장성택에 대한 지지가 은연중 주민들 속에서 굉장히 뿌리 깊게 자리를 잡았었구나’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얘기는 앞으로 일종의 하위, 하급자들의 숙청까지 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대대적으로 긴장이, 정치적 긴장이 높아지고 강경몰이가 상당한 기간 동안 지속되지 않겠는가.
◇ 정관용> 그런 대대적인 숙청과정에서 내부 반발이라든지 아니면 일각에서 얘기하는 대규모 망명사태라든지 이런 것들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정세현> 그거는 전 별로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을 해요. 우선 첫째 저항이나 반발은 북한과 같은 그런 통치구조 속에서는 있을 수 없고. 또 망명 가능성 같은 것도 철저하게 차단할 겁니다, 아마. 그러니까 북한 체제가, 북한이 독재체제고 전체주의 국가고. 뭐, 이렇게 비판을 하면서 그럴 가능성을 또 인정한다는 것은 모순이죠. 그것은 그렇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북한 내부의 권력구조에서 장성택은 경제 쪽을 상징하는 인물이라서 장성택의 제거는 곧 군부세력의 득세를 말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전망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총장님은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경제와 군은 대비되는 것은 아니고 온건 경제를 주로 경제 쪽에 사실은 컨덕터(conductor) 역할을 했다고 봐요. 지난번 개성공단도 그렇고 그전부터 2002년 10월 말에 여기에 왔을 때도 사실상 경제시찰단의 실질적인 책임지휘자로 왔었거든요. 그리고 2002년 10월 정상회담 때 저도 그때 백화원에서 장성택을 다시 만났을 때도 주로 경제 얘기를 했습니다. 그 사람 직책은 수도건설사업부 건설사업부 건설부 제1부부장인가 부부장 하고 있을 때인데 남북경제협력에 대해서 주로 저하고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그 동안에 쭉 경제문제를 사실상 책임져 왔고. 박봉주를 다시 총리로 불러낸 것도 장성택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장성택이 이렇게 제거되고 난 뒤에 자연히 강경파가 득세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결과적으로 군부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죠. 군부하고 싸워서 졌다기보다는 김정은과 장성택의 권력싸움에서 장성택이 모든 죄목을 뒤집어쓰고 제거됐다고 봐야 되고, 그렇게 되면 빈자리를 군이 메울 수는 있죠. 군의 일부가.
◇ 정관용> 지금 내부에서 대대적인 숙청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다 보면 강경몰이가 지속될 것이다. 또 한편에서는 그 권력의 빈자리, 아마 군이나 강경파 쪽이 좀 채울 가능성도 있다, 이런 말씀을 쭉 종합해 보면 내부 단속을 위해서라도 뭔가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럴 가능성도 커진다고 봐야 되네요?
◆ 정세현> 어디서는 도발할 거다, 이런 얘기까지 하는 분들도 있던데. 도발까지야 하겠습니까? 긴장을 조성한다거나 지금 현재 지속되고 있는 긴장상황을 그대로 끌고 갈 가능성은 있죠. 그러니까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지만 그냥 놔둬도 긴장 분위기 아닙니까? 남북 간에 대화도 없고 그러니까. 이걸 유화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죠.
◇ 정관용> 그런데 처형했다고 하는 바로 어제, 북한은 이 개성공단남북공동위원회 4차 회의를 19일날 열자, 이렇게 제의를 했고요. 우리가 얘기해 둔 19일날 G20하고 국제금융기구대표단 개성 방문하겠다는 걸 또 허용을 했거든요. 이건 어떻게 봐야 될까요?
◆ 정세현> 그건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남쪽이 오해하지 말라. 우리 내부 사정을 이용해서 무슨 대대적으로 자꾸 강경몰이 쪽으로 가는 것도 자기네들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그런 의미에서 일단 대화 제의를 했고 그 대화가 어떻게 풀려나갈지는 앞으로 세부적인 협상과정에서 북한의 의도가 어떻게 나타나느냐는 두고 봐야 하니까. 유화 제스처다, 저는 이렇게 보지 않습니다. 다음에 무슨 투자 관련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그대로 하겠죠. 지금 당장 문을 닫거나 할 필요는 없으니까.
◇ 정관용> 유화 제스처의 상징으로까지 해석은 안 하신다. 다만 남측에 오해하지는 말아라, 이 정도의 상징이다?
◆ 정세현> 네. 그리고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지만, 남쪽의 대북정책의 어떤 방향성 같은 것을, 간보기라고 그럽니까? 간을 본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 정관용> 네. 그런 용이다?
◆ 정세현> 네.
◇ 정관용> 그렇다면 우리 총장님 생각하시기에는 상당기간은 북한이 유화책으로 정책방향을 선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지금 전망하시는데. 그러면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지고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 정세현> 사실은 여러 가지 지금 미중관계가 복잡하게 풀리고 있고, 서로 갈등관계로 풀려나가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난데없이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거리를 두거나 그렇게 해서 남북화해협력으로 가기는 현실적으로는 어렵죠.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저는 우리가 먼저 당국 간의 협력을 제안함으로써 최소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회담이라도 제안함으로써 북한의 내부 사정을 우리가 좀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관리를 할 수 있는 어떤 여지를, 기반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남북 대화는 그런 기능이 있습니다.
◇ 정관용> 뭔가 북한하고 지렛대가 될 수 있는, 뭔가 다리를 하나 걸쳐둘 필요가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정세현> 그러니까 북한이 이렇게 내부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더 대화의 모멘텀을 우리가 먼저 조성을 함으로써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 제안을 우리가 하더라도, 당장은 아니겠죠? 조금은 지켜봐야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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