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들 "처형이 공개된 건 전무후무...누구도 자유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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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1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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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에서 활동 중인 한반도 전문가들은 12일(현지시간) 북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사형집행에 대해 한결같이 "전례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김정은 체제하의 북한이 전임자들에 비해 더 위험하고 불가측하다는 공통의 상황인식 속에서 히틀러와 스탈린의 '공포정치'에 비유하는 목소리도 대두됐다.

로버트 칼린 전 미국 국무부 정보국장은 이날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에서 열린 저서발간 기념세미나에서 "오랜 기간 북한 문제를 다뤘지만 내가 아는 한 처형이 북한에서 머리기사로 이렇게 공개된 것은 지금까지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수없이 처형이 이뤄지기 때문에 처형 자체에 놀랄 필요는 없지만 우리가 이번에 놀라야 할 것은 처형이 다뤄지는 방식"이라며 "이게 어떻게 해석되고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면밀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과거 부친 김일성 주석의 동생인 김영주와 후계경쟁을 벌인 끝에 삼촌을 유배시킨 사례가 있었지만 "당시에는 피를 부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칼린 전 국장은 김정은의 향후 행보에 대해 "이런 놀라운 처형 발표가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매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경제개혁 정책에서 물러나 시장경제에 대해 탄압을 가할지 아니면 철권을 휘두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의 의지를 계속 보일지 불투명하다"고 강조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은 "김정은은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철권정치를 모방해 새로운 차원의 잔인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솔직히 지금 상황에서는 김정은의 분노로부터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김정은의 무자비함이 아버지와 할아버지 수준일 것이라는 순진한 의심이 있다면 그것은 장성택과 함께 죽었다"며 "지난 2년간 대중에 대한 폭압정치가 강화되고 공개 처형이 늘어났으며 정치적 수용소가 확대됐다"고 비판하고 "김정은 정권하의 북한 위협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같은 재단의 앤소니 김 연구원은 "북한은 내부 통제를 강화하려는 목적과 남북관계에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보려는 두개의 목적으로 이번 사건을 저지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동아시아정책실장은 "이번 처형은 김정은이 그만큼 이번 숙청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장성택의 네트워크가 그만큼 넓고 깊다는 뜻도 된다"며 "장성택의 제거가 필요했다고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같은 연구소의 쳉 리 연구원은 "김정은의 공포스런 행위는 히틀러와 스탈린을 연상시킨다"며 "이것은 김정은의 강건함을 보여주기보다는 오히려 취약성과 두려움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리 연구원은 "김정은은 북한 내에서나 해외에 친구가 없다"며 "중국 지도자들은 공개적이지는 않더라도 이번 행동에 대해 경악하고 개인적으로 비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장성택의 죄목 가운데 '적들에게 매수되어 청년운동에 심각한 해독을 끼쳤다'는 대목이 주목된다"며 "나는 장성택이 너무 중국에 가까웠고 김정은을 조종하려고 했거나 아니면 중국에 이용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어떤 경우이든 중국은 북한의 이번 행위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연구소의 니콜라스 세체니 연구원은 "김정은 정권하의 북한은 전례없이 불가측하다"며 "이런 숙청이 권력 공고화를 위한 것이었다면 국제사회의 의지를 시험할 도발이 멀지 않은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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