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6일 일본, 중국을 거쳐 한국을 방문한 조셉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의 환담을 통해 한.미 동맹, 북한.북핵문제, 동아시아 정세, 글로벌 이슈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두 사람은 한.미 포괄적 전략동맹의 심화.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환담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한.미 동맹이 지난 60년동안 가장 통합되고 밀접한 동맹으로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번영에 핵심적 역할(린치핀)을 수행해 왔음을 평가했다.

바이든 부통령도 한.미 동맹이 '글로벌 동맹'으로서 아시아와 범세계적 차원의 협력 증진을 위한 기반이라고 의미를 부였다.

◈바이든 "미국은 한국에 계속 베팅할 것"...한.미 동맹 중시 뜻 나타내

그는 특히 "이번 방문을 통해서 다른 나라에서도 미국의 반대편에서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좋은 베팅이 아니라고 계속 말해 왔다"면서 "미국은 계속 한국에 베팅할 것"이라고 밝혀 '미국의 반대편에서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윤병세 장관은 "그동안 한미동맹이 견고했던 것처럼 세계 정세가 복잡해지는 시점에서 앞으로도 두 나라의 동맹을 강하게 밀고 나가자는 것을 바이든 부통령 식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의 국력이 급부상해 아.태지역에서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을 확고히 지지하는 것처럼 한국도 미국에 계속 힘을 실어 달라는 뜻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바이든 부통령이 정치인이다 보니 '나도 네 편을 들어줄 테니 너도 내편을 들어 달라'는 말을 세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한국이 최근 참여의사를 밝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관심 표명을 환영하기도 했다.

◈북한 비핵화 위한 중국 노력 평가...이란 핵협상 모델 염두에 둔듯

박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확고히 유지되어온 대북공조와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중국이 북핵 불용의 원칙 하에 안보리 대북결의의 엄격한 이행을 강조하는 등 북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평가했다.

또 한.미 양국이 중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과 함께 북한이 행동을 통해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보이도록 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필요성에 공감했다.

바이든 부통령이 한국에 오기 전 중국 시진핑 중석과의 회담에서 북한 핵과 관련해 이란 핵협상 모델(압박, 대화, 국제사회의 단합)에 대해 오랜 시간 얘기를 나눈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두 사람의 환담에서는 '장성택 실각설', '장성택 측근 망명설' 등 북한 내부 정세에 대해서도 깊은 대화가 오간 것으로 보이지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북한 핵', '장성택 실각설' 심도있는 논의...바이든, 한일관계 해법제시 안해

윤병세 장관은 이에 대해 "한반도와 남북관계 정세를 논의하는 가운데 최근 북한 정세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교환이 있었고, 지금 정세를 어떻게 볼 지에 대한 양측의 시각이 충실하게 교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바이든 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이나 원론적인 언급을 하는 데 그쳤다.

바이든 부통령은 "한일 양국이 각각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라면서 "한.일 관계의 장애요소들이 조속히 해소돼 원만한 관계 진전을 이루기를 희망"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도 "일본이 중요한 협력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지만 "일본측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여, 일본의 납득할 만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협력 관계를 계속 강화,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양국 국민의 복지는 물론 역내 평화와 발전에도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의 환담은 예정됐던 30분을 훨씬 넘겨 1시간 20분 가량 진행됐다. 이후 한미 양측의 핵심 인사들만 참석한 상태에서 1시간 가량 오찬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