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 합의 특검만 제외..."朴, 특검이 그리도 두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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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지지하는 여론에 역주행..."특검의 파괴력에 대한 우려 때문" 분석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9차 본회의에서 취임 후 첫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국회정상화를 위한 여야지도부의 '4자회담'이 3일 밤늦게 타결됐다.

여야는 이날 국정원개혁 특위와 정치개혁 특위 구성, 예산안 처리 등에 대해 합의하면서 국회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그러나 4자회담의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었던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 문제는 끝내 합의문에 담지 못했다.

특검 도입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민주당에게 새누리당이 국정원 개혁 특위를 대폭 양보하면서 특검 도입 문제는 가까스로 봉합됐다.

그러나 특검 도입 문제가 지금의 국회 공전을 불러온 뿌리라는 점에서 언제든지 다시 폭발할 여지는 남겨진 상태다.

사실 특검 도입 문제에 대해서는 여론은 민주당의 편이다.

1일 실시된 CBS 여론조사에서 특검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5.8%로, 특검이 필요 없다는 응답32.5%보다 20%포인트 넘게 많았다.

이 날 jtbc 여론조사에서도 특검찬성이 54.9%로 반대여론 40.3%을 크게 앞질렀다.

지난달 11일 세계일보 여론조사에서도 특검 찬성대 반성의 비율이 55% : 36%로 나타났고, 22일 jtbc 여론조사에서도 51.8% : 34.5%로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여당은 이런저런 이유로 이 같은 국민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여당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건 특검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가깝게는 내곡동 사저 특검부터 멀게는 BBK특검, 옷로비 특검 등 여러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특검은 대개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며 “이번 사건도 이미 검찰수사를 통해 핵심적인 내용이 밝혀진 만큼 특검을 하더라도 더 나올 내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특검도 하나마나 한 것으로 끝날 것이라는 이유라면 새누리당이 지금처럼 사생결단식으로 굳이 특검을 거부해야할 필요가 있는지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새누리당은 또 특검 활동 결과물이 앞으로 또 다른 정쟁을 낳을 수 있다는 이유로 특검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특검 도입을 놓고 전례 없는 정쟁을 치르고 있는 마당에 앞으로 있을지 없을지 모를 정쟁부터 걱정하는 건 맞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특검을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따라서 새누리당이 특검 만큼은 양보하지 않은 진짜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의 특자도 꺼내선 안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온 새누리당내 강경파가 대부분 친박계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민주당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4자회담 자체도 안된다던 새누리당 입장이 하루아침에 바뀐 것만 보더라도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일 4자회담 도중에 문형표 복지부장관 등을 임명하며 청와대가 여당지도부의 뒤통수를 친 것 역시 여당이 얼마나 청와대로부터 무시당하고 있는지 보여준다”며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오면 존중하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진정성 없는 악어의 눈물이자 위선이다”고 말했다.

결국 남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은 도대체 왜 특검을 거부하고 있느냐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당당하지 못한 것이 있기 때문에 특검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본다”며 “선거개입 과정에 박 대통령의 선거대책 관계자가 개입된 사실이 튀어나올 수도 있는 상황을 두려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우선 재판이 진행중인 사건을 특검으로 다시 수사하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이 누차 강조해온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지금의 야당의 요구를 정쟁으로 보고 이를 수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그는 청와대가 특검의 파괴력 때문에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 더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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