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2012년 대선의 꿈이 2017년으로 미뤄졌다"며 "반드시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또 "나도 여기에 기여해야 한다"며 "내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국민이 결정해줘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차기대선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특히 '대권후보의 기회가 주어지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내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집착하지 않지만 회피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29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대선 패배 1년을 즈음해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문 의원은 "지난해 대선에서는 저도, 민주당도 부족했다"며 "이번에는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책을 내는 것으로 대선을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의원은 다음주 자신의 책 '1219 끝이 시작이다'를 출간한다.

문 의원은 이 책에서 지난해 대선에 나서게 된 경위를 비롯해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의 후보단일화 과정 등 지난 대선을 전반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원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참여정부의 불찰"이라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문 의원은 그러나 실무적인 과정에서 이관되지 않은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의도적으로 사초폐기로 몰고가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화록 완성본이 초안보다 5쪽, 시간으로는 약 13분 분량 정도 추가됐고, 다음 정부가 볼 수 있도록 국가정보원에 완성본을 남긴 만큼 사초 폐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28일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라고 규정했다.

이어 "안 의원은 민주당 밖에서 별도의 정치세력화를 통해, 나는 민주당을 통해 경쟁하게 됐는데 결국에는 같이 해야 한다"면서 "안 의원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야권분열의 우려가 제기되는데 안 의원의이 창당이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부질없는 것"이라고 봤다.

오히려 "민주당이 포괄하지 못하는 세력까지 안 의원이 포괄하고 새로운 사람을 발굴해서 나중에 힘을 합치면 야권 전체를 크게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문 의원의 이같은 언급은 당장의 지방선거나 다음 총선, 차기 대선 등에서 안 의원과 연대를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의원은 국가기관에 의한 대선개입 사건을 대하는 박근혜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는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지난해 대선 상황에 대해 미안해하는 마음을 갖고 진정성있는 모습을 보이면 야당도 협력할 것"인데 현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문 의원은 따라서 "지금처럼 정당하다는 식으로 나가면 야당이나 제가 도울 길이 없다"며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서는 특검이 출구가 될 수 있다"고 촉구했다.

문 의원은 대선 패배 뒤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발언을 자제하려 했으며 때문에 언론과도 일체 접촉하지 않는 등 가능한 한 말을 아꼈다고 설명했다.

문 의원은 그러나 "이제는 대선이 끝난지도 1년 돼간다"며 "앞으로는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도 자연스럽게 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문 의원은 정상회담 대화록이나 서해북방한계선(NLL) 논란 등의 문제는 참여정부와 관련된 문제여서 불가피하게 나선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문 의원이 이처럼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조목조목 밝히면서 차기 대선을 향한 레이스에 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대화록 공방이나 NLL논란 등 자신의 뜻과 관계없는 의제에 대응하느라 지난 1년을 보냈다면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정치를 하겠다는 의사로 읽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