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민영화? KTX 제외 문구 없어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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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달협정 개정, 중대한 국회 비준 필요사항

- 정부 조달협정 개정 국회 철저 무시 발상
-과거 국토부도 고속철도 제외 문구 넣어야 한다 주장해
-법제처 의결도 뒤 바뀌어
-중대 비준 필요사항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11월 27일 (수)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원석 (정의당 의원)

 



◇ 정관용> 정부가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WTO 정부조달협정 개정 의정서 비준안을 의결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공공운수연맹이나 철도지하철 노조 등은 이번 협정개정이 바로 철도산업 민영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이렇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정의당의 KTX 민영화저지특위 위원회가 있습니다. 위원장 맡고 있는 박원석 의원을 연결합니다. 박 의원 안녕하세요?

◆ 박원석>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조금 어려운 얘기이니까 쉽게 좀 풀어주세요. WTO 정부조달협정 이게 뭐예요?

◆ 박원석> WTO 정부조달협정은 WTO 협정에 네번째 부속서. 복수국간 무역협정에 포함된 협정의 하나고요. 이게 90년대 초까지는 가트 체제였지 않습니까? WTO 체제가 출범하기 전에. 그 가트 체제하에서도 내국민대우 원칙이 예외되는 분야, 무슨 얘기냐 하면 국제무역의 자유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분야였습니다. 지금 현행 WTO 정부조달협정은 기존 가트 체제하의 협정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확장협상을 93년부터 체결을 해서 계속해서 정부 간에 협의를 해 온 거고요. 우리나라는 94년도 우루과이라운드 최종안에 서명해서 이 가트 정부조달협정의 24번째 가입국이 됐고. 97년 2월 1일부터 이 협정에 효과를 받는 그런 발효국이 됐습니다.

◇ 정관용> 설명해 주셔도 잘 모르겠는데, 정부조달협정.

◆ 박원석> 쉽게 얘기하면 정부조달물품 시장을 회원국 상호간에 개방하는 그런 협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정부조달이라고 하는 얘기는 정부가 공공으로 벌이는 사업에 물품을 납품하거나 하는 그런 권리를 자국 내의 기업한테만 주느냐, 외국기업한테도 주느냐 그거죠?

◆ 박원석> 네. 상호적으로 개방한다는 거죠. 외국 기업에게.

◇ 정관용> 그러면 현재 우리나라의 정부조달에는 외국기업들이 다 참여할 수 있게 돼 있습니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는 막아놨습니까? 어떻게 됐습니까?

◆ 박원석> 정부조달에 참여할 수 있는 분야가 있고. 또 기존 협정을 가지고 참여할 수 없는 분야가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번에 대상 기관과 또 개방 분야를 확대하는 그런 확장협정을 이번에 정부가 비준의결을 한 것입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런데 그 대상기관이나 개방 분야의 철도가 포함됐어요? 이번에?

◆ 박원석> 그렇습니다.

◇ 정관용> 구체적으로 어떤 철도가 어떻게 포함됐는지 그것 좀 정리해 주시죠.

◆ 박원석> 일단 도시철도 7개 지방공기업이 모두 포함이 됐습니다. 서울지하철 또 서울도시철도. 그리고 인천, 대전, 광주, 부산 이런 지하철들이 다 포함이 됐고요. 그리고 이 철도 서비스와 관련해서 단순히 시설만이 아니라 운영과 관련된 분야도 개방이 됐습니다. 그리고 공기업의 국내 상품이 개방 대상으로 확대된 것뿐만 아니라 서비스 분야까지도 개방이 확대가 됐고요. 또 지방정부 그러니까 울산, 서울, 부산, 인천광역시 내 자치구들도 개방 대상기관으로 확대가 돼서 총 한 66개 새로운 개방 대상 기관이 이번 협정을 통해서 포함이 됐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예를 들어서 서울지하철에 왜 스크린도어 이런 것 있잖아요?

◆ 박원석> 네.

◇ 정관용> 그걸 고치겠다, 전면 개편한다고 그럴 때 외국기업도 거기에 응찰할 수 있는 그런 권리가 주어진다, 이런 거로군요.

◆ 박원석> 네, 그렇습니다. 뿐만 아니라 서울지하철이 새로운 선로 확장을 한다고 했을 때 그 선로 확장도 외국기업에 공사 참여가 개방되는 것이죠.

◇ 정관용> 그렇죠. 그뿐 아니라 또 차량도 외국기업이 응찰할 수 있겠네요?

◆ 박원석> 차량 같은 경우에는 이미 기존에도 외국에서 우리가 수입을 해다 쓰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이번에 차량과 관련해서는 특별하게 개방 대상으로 명시한 것은 없고요. 주로는 시설과 운영에 관련된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이게 KTX 민영화저지특위 위원장이잖아요. KTX랑 무슨 관련이 있어요? KTX는 이번에 빠졌는데.

◆ 박원석> 지금 정부에서는 고속철도의 경우에 제외됐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그게 정확히 제외되어 있는지도 따져봐야 될 소지가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이게 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일반 철도는 개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KTX 역시 개방 대상이 아니다. 수서발 KTX 민영화하고 관련이 없다 이렇게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그 철도민영화의 대표적인 사료로 거론되는 수서발 KTX의 경우 정부의 애초 계획이 한국철도공사가 자회사를 설립해서 민간자본이 여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런 계획이었습니다.

◇ 정관용> 맞아요.

◆ 박원석> 이 경우에 한국철도공사의 자회사인 수서발 KTX 운영사가 이번 정부조달협정 개방 대상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작년에 국토부가 외교부에 이 사안과 관련돼서 보낸 공문을 보면 국토부의 입장은 당시에 고속철도를 개방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을 주석에다 분명하게 달아야 된다, 이렇게 요구를 했습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이 GPA 협정을 고속철도는 배제한 것을 분명하게 주석서에 명시를 해야 이게 KTX가 개방 대상에서 배제된다, 이거는 현행 제정의정서대로라면 고속철도가 개방될 수도 있다 이런 우려를 가진 거였거든요.

◇ 정관용> 명문화시키자라고 요구했는데 이게 빠졌어요?

◆ 박원석> 네. 이번에 정부조달협정 대통령이 재가까지한 비준안에는 고속철도를 개방대상에서 배제하는 주석이 없습니다. 개정협정문 부석서, 제가 전본인 영문본까지도 봤는데요. 어디에도 high-speed railroad, 고속철도죠. 그걸 제외한다는 문구가 없습니다. 결국에 정부가 고속철도 개방은 제외된다라는 입장을 계속 표명하는 것은 협정문에 분명하게 명시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입니다.

◇ 정관용> 오늘 청와대 조원동 경제수석이 나서서 이거 철도민영화 전혀 아니다. 도시철도만 해당되는 거다라고 했는데 믿을 수 없다, 이 말인가요?

◆ 박원석> 그렇습니다. 그게 협정문에 분명하게 명시가 돼 있지 않습니다.

◇ 정관용> 국토부마저도 명시하자고 요구했는데 그것도 빠졌다, 이게 의혹의 근거로군요.

◆ 박원석> 그렇습니다. 2011년 12월에 국토부는 그것을 분명하게 주석에 명시해야 된다, 이런 의견을 냈었습니다.

◇ 정관용> 요약하자면 수서발 KTX를 철도공사가 자회사 형태로 추진할 경우 그 자회사는 운영전반에 대해서도 외국 업체가 참여할 길이 열리는 것 아니냐. 그렇게 되면 외국자본까지 참여하는 민영화가 가능하다, 이 말이군요.

◆ 박원석> 네, 그 가능성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또 아까 얘기한 청와대 조원동 경제수석은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의 그런 조달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영국이 1조 몇 천억짜리 사업을 하는데 우리도 참여하고 있지 않느냐. 때문에 우리에게도 외국 참여를 자꾸 넓힐 수밖에 없다, 이런 얘기를 하던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 박원석> 저는 개방을 통해서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철도를 민영화하는 것이 철도산업 발전을 위해서 더 좋다, 이런 의견이 있을 수 있고요. 또 정부조달협정 개정안이 비준돼서 공공조달시장을 상호 개방할 경우 국내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해서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런 견해가 있습니다. 전혀 다른 견해도 있을 수 있거든요. 이게 사실은 산업 규모나 산업 수준간의 균형이 맞아야 되는데 아시다시피 유럽은 철도 강국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철도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그런 거대 철도 회사들이 다 유럽, 특히 프랑스, 독일 이런 데 포함이 돼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과연 이런 시장을 우리가 개방하는 것이 우리 산업의 공공성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측면에서 타당한 이런 것들을 심도 깊게 따져 봐야 되는데 이 조달시장 개방에 대한 경제적 영향평가가 2011년에 대외경제정책 연구원의 보고서 하나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철도시장 개방이 미치는 경제영향평가는 전혀 포함이 안 돼 있어요. 매우 졸속적인 보고서이고, 이게 철도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지금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 협정을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비준동의 과정을 통해서 심도 있게 논의하고 정부의 설명이 타당한지 검증을 해 봐야 된다는 거죠.

◇ 정관용> 지금 말씀하신 국회에서 비준동의를 받아야 한다라는 것에 대해서도 청와대 쪽은 이건 비준동의 할 사안이 아니다, 법 개정이 아니라 시행령 개정이기 때문이다, 이런 논리인데 거기에 대한 반론은요?

◆ 박원석> 우선 정부의 자의적인 해석이고요. 통상절차법 13조가 있습니다. 그것에 따르면 정부에서 국회의 비준동의가 필요 없다고 해석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국회는 서명된 조약이 통상조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 정부의 비준동의안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이렇게 돼 있고요. 우리 헌법 60조 1항은 국가와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미치는 사항은, 사항에 관련된 국제조약은 반드시 국회에서 비준 동의를 받도록 돼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이게 하위 법령이 개정사항이라고 하는데 작년... 올해 5월 22일날 통상주무부서인 산자부가 외교부에 보낸 공문을 보면 국가계약법을 비롯한 국내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명시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헌법에 따라서 국회 비준동의를 해야 된다, 이렇게 해석을 하고 있고요. 이 공문을 법제처도 사실은 검토를 했습니다. 법제처의 당시 해석은 국회비준을 받아야 된다는 해석이었는데.

◇ 정관용> 이번에는 달라졌어요?

◆ 박원석> 이제 와서 법제처의 해석이 뒤바뀐 것이죠.

◇ 정관용> 아까 통상절차법 소개해 주신 조항에 의하면 정부가 필요없다고 판단하더라도 국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요청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 박원석>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때 그 요청하기 위해서는 예를 들면 과반수 의결이 필요한 거예요?

◆ 박원석> 상임위 의결입니다. 해당 상임의 의결을 통해서 할 수 있고요. 국회가 비준동의를 요구하면 즉시 정부는 제출하도록 돼 있습니다.

◇ 정관용> 그 해당 상임위는 어디가 될까요?

◆ 박원석> 산업자원위원회고 어제 산자위 회의에서 여야 간에 이 문제를 가지고 토론이 한 차례 있었고 여야 간사들 간에 추후에 협의를 하기로 그렇게 회의에서 정리가 된 문제인데. 이미 대통령 재가까지 끝났다는 사실이 어제서야 확인이 됐습니다. 이렇게 사실은 어떻게 보면 중대한 이 조약에 관한 사항, 국회비준동의가 필요한 사항이 굉장히 졸속적으로 밀실에서 추진되고 대통령 재가까지 이루어졌다는 데 대해서 심각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정관용>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처리됐다면 벌써 20일이 넘게 지났는데 이게 왜 어제서야 알려졌어요?

◆ 박원석> 5일 국무회의에서 처리된 것은 뒤늦게 11일에서야 알려졌고요. 15일날 대통령 재가가 이루어졌다는 사실도 어제서야 알려졌습니다. 정부가 이게 이미 국회에서 이의제기가 있고 비준동의를 받으라고 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국회의 아무 협의나 사전 통보도 없이 대통령 재가까지 마쳤다는 것은 이게 국회를 철저하게 무시하겠다, 이런 발상에서 나온 그런 결과라고밖에 보기가 어렵고요. 이렇게 이런 중요한 협정을 국회 비준동의 없이 처리한다면 우리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국제조약에 관한 국제비준동의권은 저는 무력화되고 폄훼화될 수밖에 없다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선 그러면 해당 상임위, 산자위의 간사 간 협의내용을 좀 지켜봐야 되겠고 국회로 오게 되면 심도 깊은 검토가 있어야 되겠군요. 수고하셨어요.

◆ 박원석> 고맙습니다.

◇ 정관용> 정의당의 KTX 민영화 저지 특위위원장 박원석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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