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종교, 사실상 '정권 퇴진' 나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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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와 기독교계도 국가기관 대선 개입 규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27일 오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앞에서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기독교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에 참석한 기독교인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천주교계에 이어 기독교계도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총체적인 대선 개입을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불교계도 박 대통령의 참회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예고하는 등 “분열 야기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엄포에도 종교계를 중심으로 대통령의 책임 있는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와 감리교 정의평화위원회 등 28개 기독교 단체로 구성된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기독교 공동대책위원회’는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 앞에서 대통령 선거 무효 선언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독교공대위는 “제18대 대통령 선거는 국가기관들이 부정한 개입에 의해 국민의 선택권이 유린된 명백한 부정선거임을 천명한다”면서 “부정선거의 결과에 의해 대통령직에 취임한 현 대통령은 국민에 의해 선택된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밝히며 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시국미사 강론에서 NLL 관련 발언을 한 박창신 신부에 대한 검찰 수사 등에 대해서도 “종교계 성직자들이 강론과정에서 한 발언조차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성직자를 종북 세력으로 규정하며 탄압을 노골화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나아가 “대한민국이 헌법에 의해 신앙과 사상, 그리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돼 있는 민주공화국임을 전면 부정하는 행위로, 오히려 현 집권세력이 헌법에 반하는 세력임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연대 발언에 나선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은 “개신교 목회자들이 나서 이런 운동을 하면 국정을 맡은 책임자와 정부·여당이 대오각성해야 하는데도 대통령이 책임 있는 사과조차 하지 않아 오늘 사퇴 요구에까지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김경호 예수살기 정책위원장도 “소수정당을 해산시키고 노조를 해체하는 등 민주주의의 기본조차 인정하지 않는 정당과 대표의 합법성을 인정할 수 없고, 목회자와 기독교는 이에 대한 강도 높은 투쟁을 통해 국민의 권리를 되찾아 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불교조계종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승려 1000여명도 28일 ‘박근혜 정부의 참회와 민주주의 수호를 염원하는 조계종 승려 시국선언’을 발표한다.

실천승가회는 시국선언에서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대선 개입에 관한 특별검사 도입과 박근혜 대통령의 참회를 촉구할 예정이다.

다만 천주교·기독교계와 달리 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퇴진 요구는 일단 시국선언에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박 신부의 강론이 논란을 일으키자 지난 25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분열을 야기하는 이런 일들은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엄포를 놨다.

하지만 천주교에 이어 기독교계도 박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데다 불교계까지 이에 동참하면서 파장은 오히려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기독교 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전문이다.

“가려 놓은 것이라고 해도 벗겨지지 않을 것이 없고,
숨겨 놓은 것이라 해도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다.” 누가복음 12:2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주공화국에서 국민은 신앙과 사상은 물론, 언론과 노동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시기 이 땅에 참된 민주주의를 꽃피우기 위하여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며 땀과 피를 흘렸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누려온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경구처럼 수십 년 동안 민주주의를 위해 흘린 땀과 피 위에 쌓아 올린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수많은 민중들의 희생을 기초로 쌓아올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하염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헌법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꽃이랄 수 있는 선거입니다.

하지만 지난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주의의 꽃이랄 수 있는 선거는 국가권력에 의해 유린되었습니다.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해야 할 국가기관은 오히려 노골적인 선거개입을 통하여 국민의 선택권을 유린하였고 이와 같은 부정선거에 의해서 탄생한 현 정권은 헌법의 정신에 반하는 국가의 선거개입에 대해 침묵하는 것을 넘어서 이를 은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제18대 대통령선거에 각종 국가기관이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하여 그 실상을 확실히 밝히고 그 책임자들을 엄중히 처벌할 것과 재발 방지를 위한 해당 국가기관에 대한 철저한 개혁 등을 현 정권에 요구해 왔습니다. 이는 다시는 국가기관이 불법적으로 선거에 개입하여 국민의 참정권을 유린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현 집권세력은 지극히 정당하고도 당연한 우리의 요구를 외면한 채 검찰총장과 수사 검사를 자리에서 쫓아내는 방식으로 오히려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을 은폐하고, 두둔하고 있다는 강력한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도록 해왔습니다.

하지만 현 집권세력은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등 부정선거의 실상을 밝히고 이에 가담한 자들을 처벌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오히려 자신들과 생각을 달리하거나 비판한다는 이유만으로 대다수 국민을 종북 좌파로 규정하며 척결의 대상으로 삼아 탄압하고 있습니다. 현 집권세력의 이와 같은 작태는 30년 전 유신독재정권 시절의 공안탄압을 방불케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현 집권세력에게 분명히 경고합니다. 이승만의 3.15 부정선거의 경험에서 보듯 부정선거에 의하여 탄생한 권력은 결코 그 생명이 길 수 없습니다. 30년 전 유신독재정권을 비롯한 수많은 독재정권의 경험에서 보듯 반대세력을 억압하기 위하여 권력을 남용하는 세력은 결코 온전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현 집권세력이 자신들과 입장을 달리한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을 국민이 아니라 척결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여 탄압하는 현재와 같은 작태를 멈추지 않는다면 부정선거로 권력을 훔친 세력과 국민을 섬김의 대상이 아니라 탄압과 억압을 대상으로 여겨 탄압했던 독재정권이 비극적 종말을 맞이했던 과거 전철을 뒤풀이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특히 현 집권세력이 신앙과 양심에 입각하여 행하는 종교계 성직자들이 강론과정에서 한 발언조차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험한 말로 비판하고, 성직자를 종북 세력으로 규정하며 탄압을 노골화하는 작태에 대하여 깊이 우려합니다.

현 집권세력이 지난 22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드린 대통령 퇴진 미사 중 강론 과정에서 한 박창신 원로신부의 발언을 빌미로 종북 신부 운운하며 수사계획을 발표하는 등 대대적인 공안몰이를 통한 탄압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현 집권세력의 이와 같은 작태는 성직자의 설교를 문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신앙의 자유가 허용된 민주주의 국가에서라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나아가 이들의 작태는 대한민국이 헌법에 의해 신앙과 사상 그리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엄연한 민주공화국임을 전면 부정하는 행위로 이는 오히려 현 집권세력이 헌법에 반하는 세력임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현 집권세력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면 신앙과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이와 같은 작태는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지난 제18대 대통령선거에 다양한 국기기관이 광범위하게 개입했음을 확인해 주는 수많은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음을 주목합니다. 이는 국가가 헌법이 정한 국민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유린한 것으로 그 어떤 선거부정보다 엄중한 선거 부정으로 제18대 대통령선거가 명백한 부정선거였음을 확인해 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제18대 대통령 선거는 국가기관들이 부정한 개입에 의해 국민의 선택권이 유린된 명백한 부정선거임을 천명합니다. 그리고 부정선거의 결과에 의해 대통령직에 취임한 현 대통령은 국민에 의하여 선택된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밝히며 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합니다.

2013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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