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들고 튄 은행 여직원 8년 만에 붙잡힌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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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김민수 기자/자료사진)

 

고객 돈 50억 원을 빼돌린 간 큰 은행 여직원이 잠적 8년 만에 긴 도주행각의 막을 내렸다.

전북 전주의 한 시중은행에서 근무하던 김모(당시 32) 씨는 평범한 워킹맘으로 남부러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2000년 8월 25일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김 씨의 삶을 망쳤다. 김 씨는 이날 고객 A 씨가 맡긴 돈 3500만원을 건드렸다.

범죄라는 게 시작이 어려울 뿐, 이후 김 씨는 거침이 없었다. 2005년 초까지 217차례에 걸쳐 고객 122명의 돈 50억8000여만 원을 빼돌렸다.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억대까지 김 씨의 범행은 대담해만 갔다. 비행이 들통 나지 않은 것은 장기간 돈을 예치하는 정기예탁금만 건드렸기 때문이다. 중간에 고객이 돈을 찾으려하면 다른 계좌에서 빼내며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꼬리가 길었고 2005년 정기감사에서 은행은 발칵 뒤집혔다. 은행 측은 김 씨를 고발했고, 8년에 걸친 도주행각이 시작됐다.

이 기간 김 씨는 가족의 도움을 받아 원룸 등을 전전했다. 그러다 가족의 통화기록 분석과 위치추적 등 다각적인 수사를 벌인 경찰에게 지난 23일 전주시내 한 음식점 앞에서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수배 전단에 있는 사진과는 완전 다른 사람이었다"며 "긴 도피행각 탓에 비쩍 말라서 도무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달아날 당시 김 씨는 32살, 붙잡힌 지금은 40살이다.

김 씨는 "언젠가는 잡힐 거라고 생각했다"며 체념한 듯 순순히 붙잡혔다. 하지만 고객 돈 50억여 원에 대해서는 남은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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