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이 19일 국회 차원의 국가정보원 개혁특별위원회 설치를 수용키로 한 지도부의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국회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회 내 '국정원 개혁특위'를 구성하는 것에 찬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최경환 원내대표가 "여당이 먼저 나서 꽉 막힌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야당의 국정원 개혁특위 요구를 전격 수용하기로 밝혔다"며 의원들의 양해를 구한 데 대한 '정면 반박'이다.

조 의원은 "정보위원들과 일언반구 협의도 없이, 한 번의 면담도 없이 국정원 개혁특위를 수용키로 했다는 것은 상당히 문제"라면서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상기 정보위원장이 반대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문제가 됐는데 이를 고려해야 한다. 당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상임위에서 주요 법안을 상임위원들, 간사, 위원장이 모르고 언론을 통해 특위 구성 제안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느냐"며 "당에서 국회의 절차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새누리당이 언제부터 당 몇 사람이 모여서 정하고 이걸 따르라고 하게 됐느냐. 국회의원 개개인이 입법기관인데 이를 무시한 당 지도부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새누리당은 황우여 대표 주재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국회 정상화를 전제로 민주당이 요구해온 국정원 개혁특위 설치를 수용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조 의원은 최고위원들을 '몇 사람'으로 깎아 내린 것이기도 하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특위를 발표한 이후 얻은 것은 무엇이냐"며 "민주당은 '원샷특위'로 끝나지 않고 특검을 요청할 것이다. 그럼 또 이것을 받아줄 것이냐"고 반문했다.

조 의원은 또 ▲민주당의 의도는 현 정부 임기 내내 발목 잡기를 하겠다는 의도 ▲또 다른 소모적 정쟁의 장 제공할 것 ▲특위를 토해 제대로 된 국정원 개혁안 도출 난망 ▲성과에 쫓겨 개선이 아닌 개악으로 귀결될 것 ▲시기적으로 불합리 ▲정보기관의 비밀 훼손 우려 등의 이유로 국정원 개혁특위 구성에 대해 반대했다.

중간에 사회를 맡은 신동우 의원이 조 의원에게 짧게 말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정보위 소속 조명철 의원 등은 "끝까지 들어봅시다"라고 조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조 의원의 발언에 이어 연단에 올라온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조원진 간사에 미리 말을 못해 송구하다. 그런데 특위, 특검이든 '대선 2라운드'라는 점을 모르지 않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윤 수석부대표는 "야당이 무대포로 양특을 받으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겠나. 특위라도 받아주고 돌파구를 찾아보자 해서 (특위를) 던진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든 얽힌 정국을 뚫어보려고 애쓰는 것"이라고 이해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