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처음으로 고향인 포항을 찾았다.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구속과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4대강 사업 논란 등으로 그동안 공식 활동을 자제해온 이 대통령의 포항 방문이 활동을 재개하기 위한 신호탄이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3일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포항을 찾았다. 2009년 9월에 이어 4년 2개월 만의 고향 방문으로 지난 2월 퇴임 이후 첫 번째 공식방문지로 포항을 택했다.
이날 오전 포항공항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환영행사장이 마련된 포항시청을 찾았다.
포항시는 청사 앞에 대형 환영 현수막을 걸고 공무원 300여 명을 동원해 이 전 대통령을 환영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환영식에서 “퇴임이후 모처럼 포항을 방문해 감개무량하다”며 “고향은 언제나 설레고 반가운 곳으로 나이가 들면서 고향이 더 그리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차 세계대전 이후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주는 나라로 탈바꿈한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다. 이런 원동력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며 “산업화에 성공한 대한민국은 선진화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고 어렵다. 도전정신과 용기를 갖고 모두가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퇴임 후 계속되고 있는 비판여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일을 많이 하면 굉장히 욕을 먹는 구조다. 반대로 하지 않으면 욕도 먹지 않는다”며 “결국 이런 성향은 공무원들의 ‘복지부동’과도 관계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런 대과 없이 물러났다는 것은 결국 일을 안했다는 것”이라며 “분열과 갈등, 증오가 있는 사회라도 남을 인정하고 존경하며, 이해할 수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퇴임 후의 계획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남은여생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내가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조그마한 일이라도 하겠다”고 전했다.
포항시청에 이어 고향인 덕실마을과 선영을 찾아 참배한 이 전 대통령은 오후에는 죽도시장과 포항운하를 방문했다.
포항운하는 40여년 전 형산강 물길을 막으며 단절됐던 동빈내항과 형산강의 물길을 다시 잇는 사업으로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복원한 청계천과 비교되는 사업이다.
이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산업발전을 이룬 만큼 이제는 환경을 보호할 때가 된 것 같다”며 “포항운하 주변이 잘 개발되면 주변지역의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항CBS 문석준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