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핵무기 협상결렬과 관련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0일(한국시각) 이란에 대한 제재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이날 NBC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이란 핵협상을 언급한 뒤 "누구도 현행 제재를 없애는 것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면서 "압박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목표는 이란이 완전한 핵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추가 핵개발을 중단토록 하는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특히 그는 최근 이스라엘이 미국의 대 이란 제재 완화 가능성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을 염두에 둔 듯 "우리는 눈이 멀지도 않았고 멍청하지도 않다"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이스라엘과 중동지역 동맹국 등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행동하는 방식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 가능성에 대해 "그 대안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무력행동에 의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케리 장관은 이란 핵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것에 대해서도 "미국은 바람직한 합의가 아니면 타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과 전 세계가 요구하는 것을 얻기 위해 똘똘 뭉쳐 있기 때문에 타결이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번 협상에는 한평생을 핵무기, 핵확산, 이란 문제 등을 다뤄온 우리 정부의 가장 능력있는 전문가들이 참가하고 있다"면서 협상 타결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웬디 셔먼 국무차관을 이스라엘로 전격 파견, 현지 고위 당국자들에게 제네바 핵 협상의 세부 내용을 설명하면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설명하도록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이에 앞서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및 독일(P5+1)과 이란은 지난 7일부터 사흘 동안 제네바에서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들 국가는 열흘 뒤인 오는 20일 협상을 재개하고 이란 핵 프로그램 동결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