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범'이 국회 방호원?…경징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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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주거침입미수 전력에도 '버젓이' 방호 근무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홍익표 의원. 자료사진

 

국회 청사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국회 방호원이 성추행과 주거침입미수 혐의로 입건됐는데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방호원은 국회 본청을 비롯한 5개 청사에서 출입구 보안 및 CCTV 관리, 야간순찰 등 국회 경비를 담당하는 직원이다.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홍익표(민주당) 의원실이 국회사무처에서 제출 받은 '보통징계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경호기획관 의회방호담당관실 소속 A씨는 지난 2월 징계위에 회부됐다.

회의록을 보면 A씨는 방호원 시보임용기간이던 지난해 9월 4일 새벽 2시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술을 마신 뒤 만취 상태에서 화장실에 가기 위해 인근 오피스텔을 찾았다.

이곳에서 A씨는 처음 보는 여성 B씨와 부딪쳤고, B씨의 손목을 잡는 등 강제추행을 했다.

A씨는 이어 또 다른 여성 C씨가 자신을 보고 놀라 집으로 들어가자 C씨의 집 현관문 손잡이를 잡아 흔들고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런 사실을 검찰로부터 통보 받은 국회사무처는 지난 2월 20일 징계위원회를 열었지만, A씨에게 감봉 3개월의 경징계를 내리는 데 그쳤다. 현재 A씨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전히 방호원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측은 일부 징계위원들의 안이한 인식 태도가 '솜방망이 처벌'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징계위원들이 양정 사유에서 "피해자가 사건 발생 한 달 후 신고한 것을 보면 사건화가 안 됐을 수도 있었을 것", "피해자의 진술이 너무 일방적으로 반영됐을 수 있다"고 의견을 밝힌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징계 당사자가 징계 처분을 받더라도 성교육과 같은 국회사무처 차원의 재발방지책이 전무하다는 것도 문제다.

앞서 지난달에는 국회사무처 직원이 여자 화장실을 몰래 촬영하다 적발돼 징계를 받는 등 국회 직원 징계 사유에는 성 관련 범죄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교육을 하면 (징계 사실이) 다 알려진다. 당사자가 징계 받은 사실도 비공개이어야 하기 때문에 교육 자체는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 의원실 관계자는 "성추행을 한 방호원에게 국회 안전 업무를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징계위원들도 '제 식구 감싸기'식 결정을 내릴 게 아니라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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