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암살범 부인, 은둔 25년만에 언론에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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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오스왈드, 남편 결백 믿어…방송사 '거액 제안'도 거절"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범으로 알려진 리 하비 오스왈드의 부인이 은둔생활 25년 만에 언론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오스왈드의 부인이었고 현재 미국 텍사스주 록웰에서 사는 마리나 오스왈드 포터(72)의 최근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3일 공개했다.

그는 25년 전 한 텔레비전 방송과의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철저히 숨어 살아왔으나, 케네디 암살 50주기를 앞두고 고조되는 세간의 관심을 피해 가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메일은 마리나가 집 근처 월마트에서 나오는 장면을 포착했다며 그가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기색'이었다고 주장했다. 마리나의 현재 남편인 케네스 포터(75)도 함께 찍혔다.

전 남편 오스왈드가 사망하고서 약 2년 뒤 포터와 재혼한 그는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 록웰에서 거주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이 인용한 마리나의 친구에 따르면 그는 대통령 비밀경호국(SS)으로부터 전화를 도청당하고 있고, 심지어 암살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공포 속에서 살아왔다.

그는 50주기 추모행사 참여는 물론 암살 사건에 대한 발언을 일절 거부하고 있다.

가까운 친구인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케야 모건은 "마리나는 반세기를 두려움 속에서 보냈다"며 "50주기는 그녀에게 과거를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다. 세상의 이목 속으로 나왔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리나는 자신의 이야기를 300만 달러(약 32억원)에 소재로 팔라는 한 미국 방송사의 제안을 거부할 정도였다고 모건은 말했다.

또 케네디 암살 50주기가 다가오면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면역 결핍 장애가 발병하는 등 건강까지 나빠졌다고 그는 덧붙였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1963년 11월 22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자동차 퍼레이드 중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미국 정부는 오스왈드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렸으나, 케네디 암살 사건은 지금까지도 갖가지 음모론을 낳고 있다.

러시아 태생인 마리나는 케네디를 살해하려는 옛 소련 정보기관 국가보안위원회(KGB)의 음모에 공모했다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마리나는 19세의 약대생이던 1961년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오스왈드를 만나 결혼했고, 이후 미국으로 돌아와 댈러스에 정착했다.

마리나는 케네디 암살 직후에는 오스왈드가 범인이라고 봤지만, 이후 책과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음모론을 접하면서 생각을 바꿨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모건은 "마리나는 오스왈드가 중앙정보국(CIA)과 마피아를 대신해 누명을 뒤집어썼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오스왈드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 준과 레이첼, 그리고 포터와의 아들인 마크 등 세 자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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