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운반만 해도 2만원" 유혹에 걸리면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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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여객터미널 면세품 대리운반 적발 사례 잇달아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최근 엔저 현상으로 부산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해 일본으로 여행을 가는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관광객들이 이른바 '보따리상'들의 부탁으로 면세품을 대리 운반하다 낭패를 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70대 이상 고령의 보따리상들은 물건이 무겁다거나 운반비로 2만원을 준다는 것을 미끼로 물품 대리 운반을 부탁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달 중순쯤, 배편으로 일본 후쿠오카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김모(42)씨는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한 노파의 부탁을 받았다.

70대 할머니가 "일본에 있는 딸네 집에 들렀다 왔는데 짐이 너무 많다. 밖에 택시까지만 옮겨달라"며 쇼핑백 2개를 내민 것.

할머니의 부탁인지라 거절할 수 없었던 김씨는 대신 쇼핑백을 밖으로 들고 나왔다가 날벼락을 맞았다.

해당 물건이 면세 범위를 초과하는 양주 3병이었던 것이다.

김씨는 자신의 물건이 아니라고 단속원에게 조목 조목 해명 했지만, 결국 관세품 대리 운반 혐의로 벌금을 물게 될 처지에 놓였다.

현재 부산국제여객터미널을 오가는 보따리상은 하루 평균 약 30여 명.

대부분 70대 고령인데 이들은 "짐이 무겁다. 양주 한병, 쇼핑백 하나당 2만원씩 운반비를 주겠다"며 관광객에게 접근해 면세물품 대리 운반을 부탁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기분이 찝찝하지만, 잘만 들고 나가만 2만원을 챙길 수 있다는 생각에 별 죄책감 없이 대리 운반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부산국제여객터미널을 자주 이용하는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2만원 대리운반'이 마치 아르바이트처럼 여겨져, 일부 관광객들은 일부러 보따리상을 찾은 뒤 물품을 대신 들고 나가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여행객 이모(32)씨는 "처음에 한 할머니가 접근해 '밖으로 쇼핑백을 잘만 들고 나가면 2만원을 준다'는 말을 듣고 별 생각 없이 푼돈이나 챙기자는 생각에 몇 번 대리 운반을 해준 적이 있다"며 "일본을 자주 오가는 여행객들은 '2만원 할머니'라고 부르며 보따리상이 같은 배에 탔을 때 옮겨주겠다고 먼저 제안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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