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안보교육 수강생들 "소름 돋았다" 소감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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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권선거 수혜 논란' 불가피

민주당 정무위 소속 의원들이 보훈처가 일반인 대상 안보교육을 통해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하고 지난 18대 대선에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국가보훈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 한해에만 1,411차례에 걸쳐 일반인, 학생, 공무원을 대상으로 야당을 종북집단으로 매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교재로 나라사랑교육을 시켰다.

지난해 9월 이 교육을 받은 국가 공무원 A씨는 "탈북자 강사가 안보 실상에 대해 자세하게 전해줬다"며 "외부강사 초청이라 200명 정도의 많은 인원이 참석했는데 국가 안보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일선 구청 공무원인 B씨의 경우는 "교육 내용이 상당히 편향돼 있어서 거부감이 들었지만 위에서 시키는 교육이라 어쩔 수 없이 들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종의 이념교육으로 받아들여져 동료들끼리 이래도 되는거냐, 문제 제기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등의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B씨처럼 교육 내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는 반응도 없지 않았지만 상당수는 A씨처럼 교육 내용에 동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 야당 비방교육 수강생들 "민주당 뿌리 알게 돼"…보훈처 홈페이지에 소감 올려

실제로 교육을 실시한 국가보훈처 홈페이지에는 교육을 받은 이후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는 소감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공개한 '블루유니온 안보캠프' 감상문을 보면 야당과 진보진영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됐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이번 정권 좌익쪽으로 뺐기면 정말 큰일 나겠구나 다시한번 생각 들었어요', '현재 민주당의 뿌리를 아는 강의가 정말 흥미로웠다'는 소감이 그것이다.

지난해 9월 나라사랑교육을 받은 일선 대학의 학군단(ROTC) 생도들이 교육 후 털어놓은 소감은 더욱 충격적이다.

이모 씨는 "강의를 하나하나 듣다보니 내가 오해하고 있는 것도 많았고 또 아예 모르는 사항도 무척 많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주변국과의 국제정세를 들을 때는 그 이해관계를 설명해주는 논리에 소름까지 돋을 정도였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모 씨는 "종북세력들의 만행과 연방제통일을 주장하는 북한의 못된 의도를 알게 되었다"고 적었고, 유모 씨는 "종북 세력과 북한의 이해관계 그리고 통일 대책에 대해서 배우고 나니 뿌듯했다"고 썼다.

◈ "짐승들 고삐 채워야" 주장…"친구들에게 교육 내용 전달해 줄 것" 다짐도

김모 씨의 글에서는 피교육자의 생각이 어떤 과정을 거쳐 변하는지가 엿보인다.

그는 "내가 모르던 진실과 마주했을 때 머리를 스치는 수많은 생각 그리고 변화는 깨어있는 국민, 생각하는 국민이 무엇인지 알게 하였다. 이 변화한 생각이 우리나라 전역에 심어진 더럽고 추악한 하수도가 흐르며 우리의 강산을 더럽히고 있다는 것을 보지 않고도 알 수 있게 하였다. 좀 더 많은 국민들이 깨어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디 생각없이 이끌려 다니는 고삐를 풀(쥘) 수 있도록 이런 행사가 널리 퍼졌으면 한다. 고삐는 짐승을 위한 것이다."고 밝혔다.

교육 받기 전에는 '뭘 몰랐던' 사람이 교육을 받은 뒤에는 주변의 사람이 '짐승'으로 보이고 그 짐승을 '고삐'로 제어해야한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상태로까지 변신한 것이다.

그런가하면 교육 내용을 주변인들에게 전파하겠다는 다짐을 밝힌 사람들도 있었다.

임모 씨는 "우리나라 젊은 세대의 정치 무관심을 심각하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부터는 주변의 친구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지식을 전달해줘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썼다.

◈ 민주당 "대선 앞두고 쉬쉬하며 국민들 정신교육 시킨 목적 명백해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월 2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작년 대선 때 국정원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말해 관권선거의 수혜자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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