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금발여아 사건…허술한 출생신고 도마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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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더블린에서도 비슷한 사례 나와

 

그리스 로마족(집시) 정착촌에서 유괴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발 여아가 발견되면서 그리스의 허술한 출생신고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리스 법원은 22일(현지시간) 인신매매나 유괴, 불법 입양을 감추는 데 악용된 가짜 출생신고 사례를 적발하기 위해 최근 6년간 접수된 출생신고서를 전면 검토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그리스에서는 불과 5개월 전까지 전국적으로 통합된 출생신고 시스템이 없어서 한 자녀를 여러 지역에 중복 신고하거나 존재하지도 않는 아이를 신고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 태어난 지 수년이 지나서도 출생신고가 가능해 불법 입양된 아이를 신고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최근 집시촌 단속 과정에 발견된 '마리아'를 데리고 있던 부부도 4개 도시에 나눠 14명의 자녀가 있다고 신고해 매달 2천500 유로(약 364만원)에 달하는 양육수당을 받아왔다.

그러나 실제로 발견된 자녀는 8명이었으며 나머지는 허위인 것으로 보인다고 수사 당국은 전했다. 신고된 자녀 중 3명은 5개월 간격으로 태어난 것으로 접수되기도 했다.

현지 스카이TV는 경찰 소식통을 인용, 마리아가 2008~2010년께 불가리아에서 불법 입양 관련 조직이 일망타진되는 과정에서 이들 부부에게 헐값에 팔리거나 대가 없이 보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출산율이 낮고 정식 입양 절차가 복잡한 그리스에선 불법 입양이 만연해 있으며 이중 일부는 인신매매를 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불법 조직과 관련한 사건 약 40건이 계류 중이며 여기에 의사까지 개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 입양 중개인들은 아동 1명당 1만5천~2만 유로(약 2천200만~2천900만원)를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마리아의 출생신고가 접수된 아테네에서는 시장이 담당 부서 책임자들에 정직 처분을 내렸다.

치아 상태상 실제 나이가 5~6세로 짐작되는 마리아의 출생신고는 2009년에 접수됐다.

한편, 아일랜드 더블린에서도 7살짜리 금발 여아를 데리고 있던 로마족 부부가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아일랜드 당국은 이 아이를 보호시설로 보냈으며 어떻게 이들 부부와 살게 됐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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