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이 우울증 의심…조두순 출소 겁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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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이 아버지="">
- 감옥서 나올 아저씨 겁난다던 나영이
- 피해자들 맘놓고 살 제도적 지원 필요

<백현정 소장="">
- 아동성폭력, 집행유예가 22.7%
- 아이들 진술 증거효력 부족한 탓
- 재처벌 힘드나 화학적 거세는 기대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나영이 아버지, 아이가 웃는 세상 백현정 소장


5년 전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성폭행한 조두순 사건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소원’이 개봉되면서 이 사건이 다시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영화를 본 누리꾼들이 ‘조두순 형벌을 다시 정하라.’ 재처벌 청원운동을 시작했기 때문인데요. 이미 4만 5000명이 서명을 했답니다. 이런 상황을 보는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 아버지의 생각은 어떨까요. 우리는 그동안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 가명 나영이로 불러왔죠. 나영이 아버지를 직접 연결 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요즘 나영이 건강은 어떤가요?

◆ OOO> 예전보다는 많이 좋지만, 그래도 항상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학교는 잘 다니고요?

◆ OOO> 네. 이제 중2예요.

◇ 김현정> 벌써 중학교 2학년 됐습니까?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그런데 5년이 흐른 이 시점에서 영화 ‘소원’ 때문에 다시 이 조두순 사건이 화제가 되고 있는 거 혹시 알고 계세요?

◆ OOO>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고 계시는군요. 영화 보셨어요?

◆ OOO> 시사회 때보고, 아내와 같이 동네에서 또 봤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힘든 기억, 아픈 기억, 잊고 싶은 기억이실텐데, 어떻게 두 번이나 보셨어요?

◆ OOO> 세상에 꺼내지는 것이 두렵기도 하지만... 또 영화가 어떻게 전개 되는지도 궁금했고요. 그래도 저희 아이한테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 그런 감을 느껴서...

◇ 김현정> 그래도 영화 보시고 나서 위로를 받으셨네요.

◆ OOO> 그렇습니다. 많은 분이 따뜻한 마음으로 보셨다고 그래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영화 '소원' 포스터

 

◇ 김현정> 혹시 나영이도 이 영화의 존재를 압니까?

◆ OOO> 네. 알고 있습니다. 제작하기 전에 제작사하고 몇 번 아이하고의 만남이 있었고요. 또 당사자가 동의를 해야 영화를 만드는 데도...

◇ 김현정> 동의 받는 차원에서.

◆ OOO> 네.

◇ 김현정> 혹시 개봉 후에 보기도 했습니까?

◆ OOO> 아직 못 갔어요. 시험이라서 못 갔고. 자기 언니하고 시간 날 때 아마 갈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쨌든 이제 이 영화가 세간에 화제가 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청원운동이 시작 됐습니다. 요지는 ‘조두순에 대한 처벌을 보다 엄중하게 다시 해야 한다.’ 재처벌 요구 청원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OOO> 모든 분들이 법 제도를 비난한 것 아닌가 생각을 해요. 저도 똑같은 심정입니다마는 재심사는 어려울 것 같고...

◇ 김현정> 사실 일사부재리 원칙 같은 게 있죠?

◆ OOO> 네. 이것을 아마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사법부나 모든 분들이 이런 일에 대해서 다시 경각심을 주는 메시지라고 생각을 해요.

◇ 김현정> 조두순에 대한 재처벌 요구가 나올 만큼 아동 성폭력에 대한 양형이 그렇게 약합니까?

◆ OOO> 굉장히 이렇게... 큰 끔찍한 사건에 대해서는 양형이 좀 올라간 것 같은데, 지금 현재로 봐서는 가볍다고 표현을 해야 될까요?

◇ 김현정> 사회적 관심이 덜한 사건을 말씀하시는거죠?

◆ OOO> 그렇죠. 그런 사건에 대해서는 집행유예가 상당히 많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 김현정> 아동 성폭행인데 집행유예가 나와요?

◆ OOO> 네. 그게 참 안쓰럽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사회적 관심이 높았던 나영이 사건 같은 경우, 어느 정도 나왔죠?

◆ OOO> 12년 나왔죠.

◇ 김현정> 조두순은 12년 나오고 지금 5년 살았군요. 그나마도 사회적인 관심이 지대했기 때문에 그 정도 받았고. 그렇지 않은 사건들의 경우에는 집행유예도 많다고요?

◆ OOO> 심심치 않게 올라오지 않습니까? 사회면에 보면. 그때마다 속이 터집니다. 인식 차이라고 해야 할까요? 정말 아픈 사람의 가슴을 왜 그렇게 몰라주나, 아픈 아이에 대해서 왜 그렇게 보듬어줄 줄 모르나... 꼭 형으로 엄한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아직은 그래도 모든 사회의 제도나 이런 것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최소한의 처벌은 강화해 줘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거든요. 그런데 제도나 모든 것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또 양형도 집행유예로 봐주기 식으로 나가고 하니까 피해자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언제 올 것인가... 그 마음이 정말 답답하죠.

◇ 김현정> 지금 양형도 그렇고, 제도적인 것도 마련이 안 됐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 말씀은 사건 이후 피해아동에 대한 관리와 지원, 이런 제도적 장치도 미비하다는 말씀이신가요?

◆ OOO> 그렇습니다.

◇ 김현정> 조두순 사건이 워낙 크게 이슈화가 되고 나서 이런 게 많이 마련 된 줄 알았는데 아닙니까?

◆ OOO> 오히려 저는 예산이 더 줄은 걸로 알고 있어요.

◇ 김현정> 나영이 같은 경우에는 수술도 받고 그러지 않았나요? 지원 받아서 하신 것 아닌가요?

◆ OOO> 지원은 받고 있지만 우리 아이만 받아서야 되겠습니까? 다른 아이들도 치료를 받고, 또 보호를 받아야 될 것 아니겠습니까? 어떤 아이는 세상에 알려졌다고 해서 보호받고 지원 받고. 또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서 냉대 받고... 그건 아니잖아요.

◇ 김현정> 그런 생각 드시는 거군요. 지금 청취자들 질문도 들어오는데 나영이가 배변주머니를 제거하는 수술 받았잖아요. 그 이후에는 일반인들과 똑같이 생활을 하고 있는 건가요?

◆ OOO> 생활은 똑같이 하고 있습니다.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요. 정말 꿈만 같은... 그래도 먹는 음식에 영양분 흡수를 일반인보다 훨씬 못해요. 대장이나 이런 게 없기 때문에, 소장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또 하나는 행동이 아직은 부자연스럽죠.

◇ 김현정> 이제 중학생이면 사춘기 들어섰겠네요.

◆ OOO> 그래서 지금 중2병이라고 그러지 않습니까? 며칠 전에 신의진 의원과 강남세브란스에서 만났는데요.

◇ 김현정> 신의진 의원이면, 그러니까 국회의원 되기 전에 나영이 주치의였죠?

◆ OOO> 그렇습니다. 항상 관심을 가져 주시고. 또 ‘이때 되면 아마 이 아이가 마음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하는 걸 예측 하고 계셨더라고요. 그래서 상담을 하고 나니까 ‘아이가 우울증이 오는 것 같다. 치료를 다시 또 해야 되겠다.’ 말씀하시더라고요. 마음의 변화가 좀 오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결국은 평생 꾸준하게 치료를 받아야 되는 상황에 처해진 거군요. 아동 때 이런 일을 겪고 나면...

◆ OOO> 이렇게 큰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조그만 마음의 상처에도 그것이 잊혀졌다가 재발되는 현상이 계속 반복된다는 거죠.

◇ 김현정> 나영이는 그래도 큰 이슈가 됐었기 때문에 이렇게 관심을 갖고 끝까지 챙겨주는 분들이 있는 거지만 대다수 아이들의 경우에 형벌은 집행유예, 그 후에 제도적인 지원은 미비. 이렇게 되면 그냥 사회에서 방치되는 상황인거죠?

◆ OOO> 그렇습니다. 제가 제일 안타까운 게 그것입니다.

◇ 김현정> 지금 재처벌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처벌은 어렵겠다, 이런 생각은 하시면서도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재처벌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 OOO> 가능하다면 당연히 받아야죠. 경종을 울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12년 중에 5년 살았어요. 7년 후면 사회로 나오는 거네요?

◆ OOO> 네. 아이가 사고 나고서 한 2년 뒤에 저한테 그런 얘기를 했어요. ‘앞으로 10년 있으면 나쁜 아저씨가 이 세상에 나올 텐데, 그때 내가 유명해지면 나를 찾아내기 쉬우니까 나 공부 안 하겠다.’ 그래서 아이한테 제가 지금까지도 주장하는 것이 ‘당당하자. 그리고 앞만 보고 용감하게 살자. 그 아저씨는 70이 넘어가고 너는 이제 스무살이 된다. 그때는 네가 더 힘이 세고. 또 공부 열심히 하면, 더 똑똑한 사람이 되면 무서울 게 뭐 있겠느냐.’ 그렇게 아이를 안심 시켜서 그 부분은 내색 안 하지만, 그래도 아이로서는 두렵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물론이죠. 아버님이 옆에서 끝까지 든든하게 지켜 주셔야겠습니다. 물론 우리 사회 전체도 관심 가져야겠고요. 아버님, 어려운 가운데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의 아버지를 먼저 만나봤습니다. ‘아동 성폭행범에 대한 집행유예가 많다’ 라는 증언을 지금 하셨어요. 이게 사실일까요? 시민단체 아이가 웃는 세상, 백현정 소장이 연결 돼 있습니다.

아고라 청원 캡처

 

◇ 김현정> 정말로 아동 성폭력범의 집행유예, 그러니까 형을 정하되 바로 집행을 하지 않고 풀어주는 거잖아요. 집행유예 되는 사례가 많습니까?

◆ 백현정> 국회 김진태 의원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2년에 17% 정도였는데요. 2013년 8월 말 자료에는 현재 22.7%라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22.7%가 아동성폭력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로 처리됐다? 왜 집행유예가 되는 거죠?

◆ 백현정> 그 전에 서영교 의원이 발표한 자료도 있었는데요. 아동 대상을 한 성범죄자들의 평균 형량이 3.84년이라는 내용도 있었어요. 이렇게 5년 미만, 작은 형량인 경우에는 집행유예가 가능해지는 부분이 있는 거거든요. 전체적으로 형량이 낮기 때문에 집행유예 확률도 높아지는 거죠.

◇ 김현정> 아동 성폭행인데 형량은 또 왜 그렇게 낮습니까?

◆ 백현정> 해당 성범죄 전과, 그러니까 동종 전과가 있는지와 해당 피의자와의 합의여부, 피해자의 처벌의사, 그다음에 이 사람이 범행을 반성했는지, 반성문 제출 횟수, 기타 지금은 조금 달라지기는 했으나 예전 같은 경우에는 음주상태 등이 있으면 그 부분도 감경 사유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래저래 감경이 많이 되는 거군요. 그러다 보니까 형량 자체가 낮다. 형량이 낮다 보니까 집행유예가 되는 케이스도 많다는 말씀이군요.

◆ 백현정> 많이들 알고 계시는 나영이나 아니면 나주 사건 같이 외형적으로 정확히 진단이 나오는 경우를 제외하고, 다들 껄끄러운 이야기지만 친족이나 아니면 장기간에 이뤄진 아동가해 같은 경우는 신체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경우에 있어서는 아동 진술만이 증거로서 효력을 가지는데요. 그 증거에 대해서, 진실여부에 대해서 칼날을 많이 드리우게 되는 거죠.

◇ 김현정> 말하자면 7살, 8살짜리 아이를 불러놓고 뭔가 증언을 하라는 건데, 이 아이가 똑부러지게 표현을 제대로 못해낼 경우에는 형량이 뚝뚝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네요?

◆ 백현정> 그 정도의 아동 같은 경우에는 진술녹화를 대부분 하게 되는데요. 100% 그 아이의 모든 이야기를 다 이끌어내줘야 됩니다. 하지만 그 부분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 보니까.

◇ 김현정> 지금 영화 ‘소원’이 많은 관심을 끌면서 ‘조두순에 대한 재처벌을 하라’ 이런 청구운동까지 있습니다. 가능한 얘기는 아니죠?

◆ 백현정> 법조계 분들은 ‘이미 집행돼서 형을 살고 있는 사람을 다시 형 집행하는 것은 원칙상으로 안 되는 얘기’라고들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기존에 있는 수감되어 있던 성범죄자들을 풀어줄 때, ‘화학적 거세를 추가시키는 부분들이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은 가능하지 않을까, 이런 기대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번에 이 상황을 보면서 아마 사회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 것 같아요.

◆ 백현정> 저도 처음에 이 사건들을 접하고 마음에서는 공분이 일어나고, 그리고 처벌강화에 대해서 많이 외치고 다녔습니다. 처벌은 당연히 중요한 문제이기는 한데, 가장 필요한 것은 피해가족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인 거고요. 그리고 나서 저희가 처벌 강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성폭력 예방 교육이라는 부분들이 필요한데, 또 우리나라는 그런 교육부분에 있어서 너무 많이 비어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고요. 예방과 치유가 좀 보완 된 상태에서, 그래야지 형벌 강화를 하더라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 김현정> 무조건 형벌강화만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것들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백현정> 네. 그것(형벌)만 강화한다고 해서 범죄가 딱 줄어드는 효과를 보여주지는 않을 거라고 보거든요.

◇ 김현정> 오늘 아침 생각해 볼 문제를 던져주셨네요.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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