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가 유유히 침입…'구멍 뚫린' 국가 1급보안시설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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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지물 CCTV·공중망 보안통제 전무…테러·기술유출 등 무방비 노출

고리 원전의 모습. (자료사진)

 

국가 1급 보안시설인 원자력발전소 대부분이 외부침입이나 테러 등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이 12일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고리 제2사업소·신고리 제1발전소 등 원전 정기검사 결과보고'에 따르면 고리·한울·한빛 원자력발전소 등 대부분 원전에서 '물리적 방호' 태세에 심각한 허점이 발견됐다.

'물리적 방호'(Physical Protection)란 핵물질과 원자력시설에 대한 내·외부의 위협을 사전에 방지하고, 위협이 발생한 경우 신속하게 탐지·대응해 원전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뜻한다.

한울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지난해 5월 국제요트대회에 참가한 러시아 선수 5명이 탑승한 요트 1대가 야간에 실수로 입항해 무단침입했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나 지역사무소 등에 유선보고조차 되지 않았다.

또 차량 출입시 동승자의 신원을 확인하도록 돼 있는 보안 규정도 지켜지지 않았다.

고리발전소는 발전소 외곽 울타리 일부 구간이 노후화돼 훼손됐고, 출입통제기기의 고장도 빈번하게 발생해 외부세력 침입에 노출돼 있었다.

CCTV 등 감시장비 역시 원전 출입이나 침입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곳에 설치되거나 노후화로 화면이 번지는 등 감시 성능이 떨어져 무용지물인 실정이었다.

아울러, 과학화 보안설비 300개 이상을 1명이 담당해 관리 문제점이 지적됐고, 보안네트워크가 단일망으로 구축돼 회선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체 통제기능을 상실할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국내 원자력기술을 총괄하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은 USB나 외장하드 등 외부저장장치 및 공중망에 대한 보안통제가 없어 원자력 관련 핵심기술의 유출마저 우려되고 있다.

◈ "한국은 2년마다 정기검사…그러나 미국은 3개월마다"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이 실시한 이 정기검사는 원자력 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방재대책법에 따라 2년에 한 번 실시된다.

이번 정기검사에서 지적된 방호 및 보안 문제는 2011년 등 이전 검사에서도 동일하게 지적됐지만 시정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검사 이후 이행 조치에 대한 철저한 확인·점검이 요구된다.

원자력통제기술원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원전 방호에 대한 정기검사를 3개월마다 실시하고, 일본도 적어도 1년에 한 번 정기검사를 한다"면서 "후쿠시마 사고 이후 미국과 프랑스는 신규 건설보다 기존 원전 안전성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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