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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를 짓누르던 가계부채 문제가 최근 진정세를 보이며 발등의 불은 끈 것으로 보인다.
분기별 가계부채 증가율은 2011년 2분기에 9.6%(전년동기비)에서 꾸준히 낮아져 지난 2분기에는 5.5%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2010년 말 5.1%에서 지난 8월 말에는 22.7%로 높아졌고, 주택담보대출 중 일시 상환 비중은 2010년 말 41.3%에서 지난 3월 말 33.6%로 떨어졌다.
이처럼 가계대출의 증가 속도나 구조로 볼 때 일단 한시름은 던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는 “가계대출 연착륙 대책을 시행한지 2년여가 경과한 현재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현저히 감소했다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라고 밝혔다.
금융연구원과 무디스가 각각 올해 초와 지난해 실시한 가계부채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결과가 나왔다.
대내외 경기 여건이 추가적으로 악화되더라도 금융권의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계대출의 규모 자체가 워낙 큰데다, 소득 상승을 통해 이를 갚아나갈 여력은 크게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잠재적 위험은 상존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도 포함된다.
베이비부머는 1955년~63년 사이에 출생한 714만명의 인구집단으로 2010년 기준 총인구의 14.6%를 차지한다.
고도성장의 혜택을 입어 다른 세대에 비해 고용률과 정규직 비율이 크고 자산도 많다.
금융연구원의 2011년 가계금융조사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가구별 평균 자산은 3억9413만원으로 전체 가구의 평균 자산(2억9765만원)을 크게 상회했다.
이처럼 숫자가 많은데다 자산 규모도 큰 우리 사회의 주력이어서 이들의 은퇴는 곳곳에 전방위적 충격을 가할 수밖에 없다.
가계부채 면에서는 소득원이 줄어든 베이비부머들이 주택을 처분하고 부채를 감축하면서 담보 가치 하락 등 시장에 부담을 주게 된다.
또 수명 100세 시대와 맞물려 베이비부머들이 은퇴 후에도 자영업으로 대거 진출하면서 이에 따른 대출 증가와 연체율 상승이 우려된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 중 상용근로자에서 자영업자로 직업을 바꾼 사람들의 대출 연체율(2009년4월~2013년4월)은 4.37%로 은퇴 후 무직으로 있는 경우(3.48%)보다도 훨씬 높았다.
CBS노컷뉴스 홍제표 기자메일